저출산과 고령화 문제가 맞물려 노인인구의 비중이 매년 높아져 초고령화 사회로 향하는 가운데, 고령사회의 그림자로 드리운 노인의 자살, 고독사, 교통사고 등은 어제오늘 문제가 아니다.
특히 어르신 교통사고 문제는 심각한 상태로 증가하다 작년부터 다소 감소추세로 전환되었지만 보다 실효성 있는 노인 교통사고 예방대책이 사고를 확 줄이는 열쇠라 할 수 있다.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의하면 10년 전 교통사고와 비교해보아도 어린이 사망자는 56% 줄었지만 어르신 사망자는 44% 증가 추세에 있다. 또한, 2018년 교통사고로 인해 3천781명이 사망한 가운데 20세 이하 청소년 사망자는 97명이고 부상자는 9천420명이었으나, 65세 이상 노인 사망자는 843명, 부상자는 4만3천427명으로 사망자는 8.7배, 부상자도 4.6배 정도의 차이를 보이고 있어서 지역별 고령자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사고 감소대책이 시급하다.
실제로 65세 이상 노인 교통사고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보행 중에 사고를 당한다. 일부 몰지각한 어르신들이 걸음걸이도 느린 상태에서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만 빨리 건널 수 있다는)무모한 판단으로 신호 무시와 무단횡단 등으로 사고를 당하고 있어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나이가 들면 노화나 각종 질병 탓에 청장년보다 시력과 청력은 물론 반사능력 등도 현저하게 떨어진다. 신체능력 저하에 따른 인지·판단·조작능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고령운전자는 시력과 기억력 등이 떨어지고 돌발상황 대처능력도 비고령 운전자보다 2배나 느려서,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전방의 교통상황에 적절히 대응 못 해 사고 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고령운전자 스스로 사고는 실수로 돌리고 본인의 신체능력을 여전히 과신하는 경향마저 보인다. 고령운전자의 (인지판단)조작 미스로 브레이크 밟아야 하는 상황에서 가속페달을 밟아 사고를 낸 경우도 자주 보도된다. 이런 마당에 사업용 운전자의 고령화도 가속화 되고 있어서 (업종별로 차이는 있지만) 개인택시·용달 고령운전자들의 안전관리가 중요하다.
이렇게 고령 보행자나 운전자의 객관적인 신체(인지판단)능력과 주관적인 인식의 차가 크면 클수록 교통사고 위험도 그만큼 커진다는 것이다. 고령자 스스로 인지판단 및 신체 능력의 한계를 인식할 수 있는 점검과 교통안전 교육 홍보기회는 물론 고령자 운전면허 자진반납 우대 혜택을 늘려야 한다. 나아가 교통약자 친화 대중교통정책과 더불어 자율주행시대를 앞당기기 위한 관계기관의 면밀한 준비와 협력으로 고령자 교통사고가 대폭 감소하길 기대해 본다.
박상권 한국교통안전공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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