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헌병인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자란 한 소녀가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민중의 지팡이’ 경찰관이 됐다. 올해 3월 경찰 제복을 입은 24살의 그녀는 하루하루 현장에서 경험을 쌓으며 시민들의 굳건한 울타리로 성장하고 있다. 성남 수정경찰서 수진지구대 김민정 경위(24ㆍ경찰대 35기)의 이야기다.
김 경위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고향이라고 말할 지역이 없을 정도로 잦은 이사 생활을 했다. 현재 육군 헌병으로 활동 중인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그중에서도 군의 경찰로서 법과 규정을 집행하며 군 기강과 법 질서를 확립하는데 앞장선 아버지의 모습은 그를 경찰 공직으로 이끌었다. 아직 대학생처럼 보이는 앳된 얼굴이지만, 김 경위의 말과 행동은 아버지의 강직함을 이어받고 있었다. 또 그의 남다른 온화함은 현장에서 빛을 발하고 있었다.
김 경위는 지난 8일 낮 12시26분께 성남 수정구 태평동 한전사거리에서 길을 잃고 혼자 돌아다니는 5살 아이를 보호하고 있는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긴 팔과 긴 바지를 입은 아이는 이름과 주소를 물어보는 질문에 입을 꾹 닫은 채였다. 김 경위는 아이를 지구대로 데려와 주변 파출소에 비슷한 신고 이력이 있는지 문의하며 아이 신원 파악에 집중했다. 또 아이가 불안함을 느끼지 않도록 품에서 놓지 않았다. 다행히 수십 분 뒤 “아이를 잃어버려 찾고 있다”는 아이 아버지의 신고로 가족 품에 돌아갈 수 있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가족을 잃어버렸다는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지 않도록 노력한 김 경위의 온화함에 아이는 상처가 아닌 천진난만한 일상으로 집에 돌아갔다.
김 경위는 “많은 경찰관이 시민을 위해 일선 현장에서 노력하고 있다”며 “시민의 삶을 안전하게 지키고, 경찰과 시민이 서로 존중ㆍ배려하는 사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성남=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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