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면서] 현장의 답을 알려주는 지역상담소

경기도의회 지역상담소가 경기도 31개 시ㆍ군마다 있다. 주민들이 생활하면서 불편한 점을 호소하거나 지역 문제를 함께 모여서 의논하는 소통의 장소다. 우리 마을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고 듣는 정보 교류의 장이기도 하다. 의정 활동 거점으로서 지역 일꾼을 만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지역상담소가 출범한 것은 지난 2015년이다. 경기도민이 민원 때문에 수원에 있는 경기도의회까지 찾아와야 하는 불편함을 덜고, 도의원이 지역 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으며 현장에서 해결하기 위해 마련했다. 도의원이 정책지원 전문인력도 없이 조례 제·개정, 행정사무감사, 예결산 심의 등 많은 역할을 하다 보면 시간이 늘 부족하다. 그런데 지역상담소가 생기면서 의정 활동에 다소나마 숨통이 트인 것이다.

지난 5년간 지역상담소 발자취는 한마디로 황무지에다 나무를 키운 격이다. 전국 최초로 운영하다 보니 경험이 부족하고 지침이 미흡해서 우왕좌왕하는 시간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느 정도 체계가 갖춰졌고, 다른 시ㆍ도에서 벤치마킹하는 경기도의회만의 자랑거리가 됐다. 시ㆍ군별로 행정 경험이 풍부한 위촉상담관이 1명씩 배치됐고, 임기제 공무원 1명이 상주한다. 사무실도 10개소가 관공서 내에 있고, 앞으로 모든 상담소를 관공서 내로 이전해 도민들의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그동안 지역 현안과 관련된 민원 해결 상담이 총 1만 6천여 건, 정책 현안 회의가 870여 건 이뤄졌다. 입법 예산이나 정책 자료를 수집하고 검토하는 횟수도 2만 2천여 건, 상담소 운영 정보나 의원 의정 활동 보도자료도 1만여 건에 이른다.

지역상담소에서 나왔던 작은 민원의 씨앗이 경기도민 전체를 위한 정책으로 열매 맺은 사례도 있다. 남양주상담소에 걸려온 한 통의 전화가 실마리가 됐다. 부산에서 살다 온 어르신이 경기도에는 왜 고령자 운전면허 반납에 따른 혜택이 없느냐고 하소연했다. 이를 계기로 ‘경기도 교통안전 증진을 위한 조례’를 개정했다. 경기도 65세 이상의 고령 운전자가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하고 실효된 경우 교통비 등을 지원하고 운전면허 자진 반납자임을 표시하는 카드를 발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역상담소는 여기저기 문의하고 하소연하다가 자포자기 심정으로 마지막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용인지역상담소에 접수된 민원이 그런 경우다. 잦은 차량 정체로 생활이 불편한데 전화 거는 곳마다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 그래서 도의원이 중심이 돼서 중앙부처, 시와 구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함께하는 논의 테이블을 마련했다.

여러 가지 한계 속에서 민원(民願)이 민원(民怨)이 되지 않도록 최소한의 처방밖에 못 하는 안타까움도 있다. 의정부지역상담소에는 학교용지로 알았던 부지가 용도 변경된 데 대해 화가 난 학부모들이 찾아왔다. 도의원이 관계기관들과 함께 해결하려고 했지만, 학부모들은 원하는 답을 얻지 못했다. 그런데 억울한 얘기를 들어주고, 해결하기 위해 백방으로 애써준 것만으로도 큰 위안을 얻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억울하고 속상한 도민들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도록 돕는 장소, 지역상담소의 또 다른 얼굴이다.

지방자치의 양 날개 중 한쪽인 지방의회가 도민 행복을 위한 대의기관 역할을 제대로 하는 길은 현장에 답이 있다. 지역상담소가 바로 현장 중의 현장이다. 도민의 삶터에 깊이 뿌리내리는 지역상담소가 대의기관의 거점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도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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