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서리꽃

누구의 기쁨이 서리꽃 되어

산을 덮었나

누구의 슬픔이 서리꽃 되어

호숫가 숲을 품었나

삶이 죽음을 죽음이 삶을 껴안아

서리꽃 나라 눈부셔라

겨울길만 헤매도

남루하여 자꾸만 몸 가려도

서리꽃 아닌 목숨이 어디 있으랴

서리꽃 아닌 넋이 어디 있으랴

서리꽃이 서리꽃을 부르며 웃고 있구나

서리꽃이 서리꽃을 어루만지며 울고 있구나

차옥혜

1984년 <한국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깊고 먼 그 이름><아름다운 독> <허공에서 싹 트다> <식물 글자로 시를 쓴다><씨앗의 노래> 경희문학상, 경기PEN문학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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