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바깥 미술 두물머리 전 ‘순환의 땅 대지를 상상하다’

김보라 작가의'구망난 강'
김보라 작가의'구망난 강'

39년째 한겨울 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바깥미술전이 지난 8일 오후 2시 두물머리에서 개막식을 하고 14일까지 전시에 들어갔다. 16명의 작가가 참여한 이번 전시의 주제는 ‘순환의 땅, 대지를 상상하다’이다.

이전 전시의 운영위원장을 맡은 정하응 작가는 ‘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된 기후변화의 문제를 작가적 시각에서 실천적으로 풀어내는 작업’이 주를 이룬다고 밝혔다.

개막식 날 2시30분부터 시작된 작가와 관객의 작품관람 투어는 두물머리 곳곳에 자리 잡은 작품을 작가가 기획의도와 제작과정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 자리에는 정동균 양평군수도 예고 없이 깜작 방문해 약 1시간30분 동안 투어를 함께하며 작가들을 격려했다.

임충재 '비수' 자연을 해치기만 하는 인간들에게 언젠가 하늘에서 비수가 내려 오지는 않을까
임충재 '비수' 자연을 해치기만 하는 인간들에게 언젠가 하늘에서 비수가 내려 오지는 않을까

작가들은 대부분 두물머리 현장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해 작품을 만들었고, 전시가 끝난 후에는 다시 자연으로 돌아갈 소재를 많이 이용했다.

천과 실을 주 소재로 평면과 입체를 넘나드는 김보라 작가는 삼베와 나뭇가지로 만든 ‘구멍 난 강’이란 작품을 통해 “갑자기 녹아버린 강을 세워 잘 꿰매서 돌려보내 주고 싶었고, 친구의 구멍 난 마음도 치유하고 싶었다”라고 자연과 사람을 어루만지는 작가의 바람을 나타내었다.

재일동포 화가 하전남 작가는 ‘오늘 나는 하늘을 본다’란 제목의 설치작품을 통해 ‘하늘은 마음의 모양’이라며 조국의 하늘에 점차 친숙해지고, 조국이 자신에게 편안한 보금자리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렸다. 특히 하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는 과정을 20여 분의 퍼포먼스로 구성해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성헌 작가의 ‘순환의 지구’는 주변 덩굴과 풀을 이용해 지구를 형상화하고 주변에 버려진 쓰레기를 주워 지구형상의 구에 다시 끼워서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를 표현했다.

정혜령 '아주 작은 것에 대하여'
정혜령 '아주 작은 것에 대하여'

김홍빈 작가는 두물머리의 관광안내판 뒷면을 작품으로 만들었다. ‘두물머리 러브레터’란 제목을 붙인 이 작품은 주변에서 쓰레기를 모으고, 그들에게 박혀있는 글자 조각들이 두물머리가 사람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란 생각에 두물머리에 자생하는 먼지버섯 가루와 두더지가 만든 둔덕의 흙으로 활자를 만들어 안내판에 붙였다.

최운영 작가의 ‘떨어지다’라는 수면을 박차고 뛰어올라 다시 물속으로 떨어지는 물고기를 갈대로 만들었지만, 강바람에 날아가 버린 갈대들이 작가의 의도와는 다른 형상으로 변하고 있었다. 작가는 “이런 예상치 못한 변화도 야외 설치작품의 하나 운명이다”라고 말한다.

이번 전시에는 백진현, 박봉기, 유재흥, 김보라, 정지연, 정혜령, 정하응, 하전남, 김태현, 김성헌, 곽광분, 이보람, 임충재, 김용민, 최운영, 김홍빈 이상 16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작가들은 작품 제작에 앞서 작품구상을 위한 세미나를 열었고 폐막일에는 참여 작가 토론회도 열 예정이다.

최운영 '떨어졌다' 때론 바람과 자연이 작가의 의도와는 다른 모습으로 작품을 변형시키기도한다.
최운영 '떨어졌다' 때론 바람과 자연이 작가의 의도와는 다른 모습으로 작품을 변형시키기도한다.

양평=장세원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