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취락 지역·도시화로 지정 취지 상실… 일부는 슬럼화
市·주민들 요구… 軍 “수도권 최후 방어선 전면해제 불가”
의정부의 군사시설보호구역 중 사실상 군사시설 기능 보전의 의미가 퇴색한 지역은 전면 해제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는 의정부시와 지역주민의 수년에 걸친 지속적인 요구에도 위탁고도 완화에 그치는 등 기대에 크게 못 미치면서 불만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의정부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북한산 국립공원 일원 3.2㎢, 장암동 고산동 일대, 수락산 자락 11.9㎢ 등 의정부시 총면적 81.54㎢ 의 19%인 15.43㎢가 군사시설 보호구역이다.
이중 장암동 상하촌, 고산동 빼벌 마을, 송산동 만가대 일대, 신곡동 일대 등은 집단취락지역이나 이미 도시화돼 군사시설보호구역 지정 취지를 상실한 곳도 상당하다.
상하촌과 빼벌이 대표적이다. 상하촌은 의정부와 서울 경계지역으로 180여 세대 370명이 거주하고 있고, 지난 2010년 7월 그린벨트가 해제돼 카페, 음식점, 상가가 들어서는 등 도시화되면서 개발욕구가 높은 상황이다.
미군부대 캠프 스탠리 옆 기지촌으로 형성된 빼벌 역시 지난 2001년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됐다. 현재 141세대 230명이 사는 집단취락지역이지만, 5만4천여 ㎡가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기반시설이 노후돼 갈수록 슬럼화되고 있다.
의정부시는 이들 두 곳을 비롯해 송산동 만가대, 장암동 우성아파트 삼거리 등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나 완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도 장암동 상촌 0.2㎢, 하촌 0.48㎢, 고산동 빼벌 0.74㎢, 송산동 만가대 0.33㎢, 장암동 우성아파트 삼거리 0.08㎢ 등 모두 1.83㎢에 이르는 군사시설보호구역 전면해제와 완화를 요구했다.
하지만 군은 최근 장암동 하촌마을 8만8천745㎡의 위탁고도를 종전 4.5m~8m에서 16m로 고산동 빼벌 5만4천73㎡도 종전 8m에서 16m로 완화하는데 그쳤다.
지난 2018년 장암동 상촌 일원 군사시설보호구역 5만5천720㎡의 위탁고도를 4.5m에서 16m로, 신곡동 71-1번지 일대 37만7천173㎡를 8m에서 16m로 완화한 데 이어진 조치다.
빼벌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 A씨는 “주변에 복합문화단지, 법무타운이 들어서고 20-30층 아파트가 건설 중이다. 또 인접 미군부대도 텅 비어있는데 군사시설보호구역 의미가 있는 지 모르겠다”면서 “위탁고도완화는 생색내기에 불과하다. 전면 해제해야 한다”고 목소릴 높였다.
시 관계자는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 완화가 정부의 정책기조인 만큼 모두 해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군은 상하촌 같은 경우 수도권 최후 방어선으로 작전상 이유를 들어 전면해제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부=김동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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