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민감, 온난화엔 둔감한 사람들
어릴 때부터 전문적인 환경교육 필요
‘누군가 하겠지’ 무임승차 자세론 안돼
“어릴 때부터 제대로 된 환경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최근 미세먼지, 지구 온난화, 플라스틱 등 환경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하동근 판교환경생태학습원장(68)은 교육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동근 원장 역시 교육을 계기로 이 활동에 뛰어든 사람이다. 지난 1987년 한 모임에서 수질 오염과 관련된 얘기를 듣고 지금까지 샴푸를 쓰지 않고 있을 정도다.
하 원장은 “아이들에게 예술과 생태가 결합한 환경교육을 하고 있다. 문자의 딱딱함으로는 환경 문제를 제대로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뛰어난 전문가가 교육해도 아이들에게 끼치는 영향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에는 고래 뱃속에 가득 찬 플라스틱 등 환경 문제를 연극 형태로 설명하자 아이들이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특히 이 문제는 국제 정치 논리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게 하 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2015년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에 의해 체결된 파리기후협약에서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를 선언했다”며 “만약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낙선한다고 해서 미국의 탈퇴선언 취소는 장담할 수 없다. 이처럼 국제 정치가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가?”라고 반문했다.
하 원장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만이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지난 2007년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허베이스피릿호 원유 유출 사고도 시민 힘으로 해결했다. 하 원장은 “전 국민이 언론을 통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됐고 수많은 사람이 앞다퉈 태안으로 달려가 기름때를 제거했다”며 “개인주의 사회에서 공동체 의식은 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당시 그 모습을 보고 희망을 봤다”고 설명했다.
시민 참여는 환경교육이 기반이 돼야 더 빛을 발한다. 이에 따라 국제 이슈인 지구 온난화 문제에 교육의 초점이 맞춰져야 미래 세대에게 온전한 지구를 물려줄 수 있다. 그는 “사실 국내 이슈인 미세먼지 문제는 향후 30년만 노력하면 해결할 수 있다. 미세먼지 문제에 대해선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반면 지구 온난화에는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는다”며 “내가 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이 해결할 거라는 무임승차 자세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 원장은 이어 “단순히 ‘지구 온난화 문제가 심각하다’는 수준을 넘어 이산화탄소가 어떻게 배출되고 이에 따른 대응책을 알아야 하는 등 교육 수준을 높여야 한다”며 “문제 해결에 직접적인 주체라는 인식과 전문성을 모든 시민이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하 원장은 성남환경운동연합 창립대표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2015년 4월부터 판교환경생태학습원장을 지내고 있다. 성남=이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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