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일간지 소속 A기자가 코로나19 30번 확진자와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자, 한 누리꾼이 질병관리본부에 직접 전화를 걸었다며 지난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기사 보니 OO일보 기자가 어제 오후 종로구민 30번 확진자 자택방문 인터뷰까지 했는데, 기자가 감염됐는지 확인 바라고요. 사옥 폐쇄 조치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질문 감사합니다. 이와 관련 저희가 확인해 보겠습니다. 전화 거신 선생님 연락처 알려주시면 빠른 시간에 답변 드리겠습니다."
(5분 후)
"조금 전 질문하신 내용 답변 드리겠습니다. 지금 저희 역학 조사관이 파견돼 OO일보 기자 포함 30번 확진자와 접촉한 분들 조사 중에 있습니다. 자세한 역학 조사는 지금 알려드릴 수 없으며, 추후 결과가 나오면 언론 브리핑을 통해 상세히 공개하겠습니다."
"만약에 역학 조사 결과가 OO일보 기자가 감염됐다면 기자는 격리조치, (회사) 사옥도 폐쇄조치 되는 겁니까?"
"역학 조사 결과 나오면 당연히 빠르게 조치 해야죠."
"네.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
이후 해당 기자는 실제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인터뷰 대상이 30번 확진자로 판정된 직후였다. 온라인상에선 논란이 한창이었다. 문제의 기자가 확진자를 인터뷰한 뒤 다른 곳들을 돌아다니며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었으므로 부적절했다는 지적이었다.
언론사 측은 즉각 반박했다. 인터뷰 당시에는 확진자가 아니었으며, (30번 환자가) 확진자 판정을 받은 후에는 즉시 보건소에 신고하고 자가 격리에 들었다고 해명했다. 이 기자 뿐 아니라 함께 있던 다른 기자 2명 역시 자가 격리 조치에 들어갔다.
A기자는 다음날인 18일 기자수첩을 통해 구체적인 취재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29번 환자 동선을 취재하던 중 주민들과 방역 차량이 모여있는 걸 발견했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서 있는 할머니에게 "무슨 일 있어요?"라고 물었다"며 "'우리 남편이 코로나19 확진자'라는 예상치 못한 답이 돌아왔다"고 밝혔다.
이어 "자고 일어났더니 그 할머니가 30번 환자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후 보건소 선별진료소에 연락해 30번 환자와 접촉한 사실을 알렸다"며 "보선소에서 '3월 1일까지 자가격리 하라'는 안내를 받고, 이후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이 글의 작성과 송고 모두 자택에서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자가 나중에 30번 환자로 판정된 할머니를 접촉한 것은 우연이었다"며 "그런 뒤 평소처럼 팩트 확인 취재를 했을 뿐이다. 그런데 일부 언론은 기자에게 단 한 건의 확인 전화도 없이 '취재 경쟁'을 벌였느니, '환자 자택을 직접 찾아갔다'는 식으로 비판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누리꾼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며 대립하고 있지만, 대부분 '직장 폐쇄'로까지 이어질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A기자의 발언대로라면 그가 회사를 방문한 적이 없기에 해당 언론사에는 코로나19로 인한 폐쇄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지금처럼 언론의 기능이 중요하게 부각되는 시점에서 대중이 왜 이런 반응을 보였는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은 필요해 보인다.
장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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