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20대 직장인이 퇴사를 고민 중이라며 조언을 구했다. 이유는 인간관계 때문. 극단적 선택까지 암시한 탓에 이를 말리려 조언들이 쏟아졌다.
지난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퇴사고민과 동시에 XX싶어요' 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다소 자극적인 제목 탓에 많은 이들이 글쓴이를 위로하며 적극적으로 조언을 남겼다.
글쓴이는 자신을 25살 직장인이며 현재 제2금융권에서 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른 회사에서 계약직을 거쳐 지금의 회사로 이직했고 4개월째 일하고 있다고. 문제는 회사 사람들과 너무나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글쓴이는 "하루 하루가 너무 괴롭고 무섭다. 이 감정이 입사 순간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며 "하나 실수하면 손님들 앞에서 비난하고 뭐 물어봐도 눈치 보이게 만들고, 그냥 제가 뭐 하나 실수하면 사수가 무서워서 제 손이 떨린다"고 토로했다.
어느 날 한 손님이 글쓴이에게 쪽지 한 장을 건넸다. 쪽지에는 '옆에 직원 분이 (글쓴이) 대하는 게 왜 이렇게 X가지가 없냐'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사정을 전혀 모르는 제3자가 봐도 글쓴이의 상황은 심각해 보였다.
글쓴이는 "꿈꿔왔던 은행직인데 저와도 너무 안 맞고 돈에 대한 책임감 때문인지 마음이 너무 무겁고 부담된다"며 "혹시나 실수할까봐 엄청 두렵고 일하는 게 성취도, 보람도 하나도 없다. 그냥 출근하자마자 하는 생각이 '오늘도 무사히..'(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을 지원하고 걱정해주는 부모님에게도 미안해했다. 만약 회사를 그만둔다면 또 다시 경제적 지원을 받아야 하는 자신의 처지도 죄송할 뿐이었다. 결국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다는 글쓴이는 "퇴사하고 싶다"는 고민과 "부모님께 죄송하다"는 고민이 부딪혀 괴로워했다.
누리꾼들은 냉정하면서도 따뜻한, 그러나 현실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한 누리꾼은 "돈 쓰는 게 죄송한 일이 아니라 죽는 맘 먹는 게 죄송할 일"이라며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그 일 놓으면 그냥 끝일 뿐이다. 길은 많다"고, 다른 누리꾼도 "님 잘못 아니다. 더 이상 그런 곳에서 스스로를 망가뜨리지 말라"며 걱정 어린 조언으로 그를 위로했다.
자신도 제2금융권에서 일하다 힘들어서 퇴직했다는 한 누리꾼은 "엄마같은 이모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셔서 내 휴가를 쓰겠다고 했지만 출근 하라고 했다. 친오빠 수술 때문에 하루 휴가냈는데 상사가 '암이라도 걸렸냐'고 하더라. 그런데 며칠 뒤 진짜 친오빠 암 진단 나왔다. 지금 생각해도 열 받는다"며 "그렇게 위축되고 눈치보고 계속다녀봤자 본인 손해다. 내로라하는 직장은 아니지만 지금 취직하고 잘 다닌다. 동료들도 잘 만난다. 직업에 귀천 없다. 돈 벌어서 부모한테 손 안 벌리고 본인 인생 잘 살면 된다"고 적기도 했다.''
이 밖에도 "25살이면 새로 시작해도 티 안나는 나이다" "본인 갉아먹기 전에 퇴사해라" "나도 같은 일 겪었을 때 버티면서 능력을 인정받으려 했지만 다 부질없더라" "내가 왜 옛날엔 그런 생각을 했지? 하면서 웃게 될 거다. 걱정 마라" 등의 댓글들도 줄을 이었다.
고민을 털어놨던 글쓴이는 이후 추가 글을 통해 "다들 위로해주셔서 감사하다. 너무 힘들어서 다른 사람들의 공감과 위로가 필요했나보다"라며 "저도 이런 감정 처음이다. 이 일과 상사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너무 겁난다. 손 떨리고 퇴근길에 큰 실수한 것도 아닌데 울면서 집에 간다"고 말했다.
이어 "누가 툭 건들기만 해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고, 일을 떠나서 이미 맘이 이상해진 것 같다. 혼날까봐 업무도 더 이상 배우고 싶지도 않다. 배운 업무를 또 물어보면 혼날까봐. 두통도 오고 살도 빠지고 있다. 다 나 때문인 것 같고, 미래도 상상 안된다"고 여전한 고통을 호소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장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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