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코로나 치료제 개발 위한 과학적 예측 연구의 중요성

지난달 28일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는 코로나19(COVID-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험등급을 기존의 ‘높음(high)’에서 최고 등급인 ‘매우 높음(very high)’으로 격상했다. 이는 WHO의 사무총장,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Tedros Adhanom Ghebreyesus)가 언급한 발병국가의 지속적인 증가는 우려할 사항이라고 했다. 특히, 아시아에서 중국에 이은 최대 감염자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에 대응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같은 날 한국화학연구원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국가마우스표현형분석사업단, 한국파스퇴르연구소 등 국내 생명공학관련 연구기관은 코로나19의 치료제 확보를 위한 약물 재창출 연구를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존의 방법과 기초 연구에 관한 조사를 바탕으로 코로나19의 치료제 찾기를 가속화하고 있다.

한편, 5년 전인 2015년에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네이처 리서치(Nature Research)에 실린 논문, A SARS-like cluster of circulating bat coronaviruses shows potential for human emergence, 에서는 이미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SARS-CoV,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MERS-CoV,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와 같은 인체에 치명적인 바이러스 특징과 새로운 코로나 바이러스의 재조합 및 치료제나 백신 등의 연구를 했다.

이때, 사스나 메르스와 비슷한 작용 및 인체 감염성을 가지는 바이러스인 말굽박쥐 유래 바이러스(RsSHC014-CoV)와 동물원성 코로나 스파이크 단백질을 재조합해 신종의 코로나 바이러스를 합성하였다. 그때 합성한 바이러스가 현재 유행하는 코로나19와 89% 유전자가 일치하고, 기도에서 세포복제, 급성 폐렴을 일으키는 등의 유사성이 있다.

안타깝게도 백신과 면역요법 등 치료제 개발 실험도 했지만 사전에 예측 연구를 통해 새로운 바이러스의 출현을 정확히 예측했다. 계속 연구와 투자가 이루어졌다면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위와 같이 우리나라 생명공학 연구소도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약물 재창출 연구에 이어서 계속적인 기반 연구에 더해서 미래의 바이러스 등 감염병 예측 연구를 필요하다.

특히, 코로나19와 같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바이러스성 감염병은 미리 연구를 통하여 바이러스의 다양한 특징과 유사 바이러스의 합성과 치료제, 백신 등의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면 백신 및 치료제의 우선 공급으로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나아가 해외에 기술을 수출하여 국부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연구원 간의 협업과 정부의 기초 과학에 일관적인 투자를 지속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우리나라의 생명공학관련 연구기관이 협업을 진행하는 것을 계기로 이를 추가적인 프로젝트로 계속해서 이어간다면, 각 연구소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연구원 간의 교류와 시너지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정부도 이를 위해 근시안적인 응용과학 기술 중심의 투자에 더해 미래 기초 과학기술에 관한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정문호 아주대학교 다산학부대학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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