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사랑의 전도사’ 이천시 증포 2통 김용문 노인회장, 26년간 숨은 선행 드러나

이천시 증포동에는 해마다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해달라며 백미를 동사무소에 기부해오던 숨은 기부천사가 있다. 그동안 궁금증을 자아냈던 얼굴 없는 기부천사가 밝혀졌다. 증포동 2통 김용문 노인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김 노인회장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이웃 사랑의 전도사’라는 호칭을 얻었다.

김 노인회장은 1976년부터 교편을 잡고 32년간 교직생활을 하면서도 익명으로 1994년부터 2005년까지 11년간 사비를 털어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어려운 학생 10명에게 1천만 원의 장학금을 기부해 지역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장본인이다. 그는 또 2003년부터 매년 어려운 이웃에 전달해달라며 백미 1천㎏에서 2천㎏를 증포동사무소에 전달하는 등 숨은 기부를 이어왔다.

김 노인회장은 자신의 기부 사실이 밝혀지길 꺼렸지만, 박원선 증포동장의 간곡한 부탁과 설득 끝에 17년간 증포동에 사랑의 쌀을 기부한 주인공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김 노인회장은 오랜 세월 아무도 모르게 선한 기부를 하게 된 동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예전부터 돈을 많이 벌어 성공했다는 사람들보다는 어려운 이웃에게 가진 재물을 나누고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더 큰 부러움을 느꼈고, 그런 사람들의 삶을 따라가다 보니 여기까지 온 것 같다. 나의 기부로 누군가 행복해졌다면 그 행복을 준 나는 더 행복해지는걸 느낀다”고 말했다.

김 노인회장은 “진정한 부자는 나를 위해 쓸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남에게 줄 수 있는 돈이 많은 자가 진짜 부자라고 생각한다”고 소박한 기부 철학을 말했다.

한편, 김용문 노인회장은 마을 노인회장 역할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드러내 2018년 대한노인회가 선정한 모범경로당으로 선정돼 우수상을 받은 바 있다.

이천=김정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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