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국제도시 주민 25번째 확진자, 지역사회 감염 추정...접촉 후 증상 고작 1일에 만남도 짧아

인천의 23번째 코로나19 확진자인 54세 남성(연수구 송도동)이 연수구보건소의 구급차를 타고 10일 오전 인천의료원에 도착하자 의료진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장용준기자
인천의 23번째 코로나19 확진자인 54세 남성(연수구 송도동)이 연수구보건소의 구급차를 타고 10일 오전 인천의료원에 도착하자 의료진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장용준기자

인천의 25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지역사회 내 감염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검역 당국은 서울의 한 콜센터 확진자로부터 감염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했지만, 기초 역학조사 과정에서 이 같은 추정을 뒷받침 할 합리적 근거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10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의 집단 감염자 중 미추홀구 확진자 A씨(44·여)에 대한 역학조사를 통해 추가 확진자를 발견했다. A씨가 지난 6일 용현동에 있는 음식점을 방문했을 때 B씨(54)와 접촉이 있었고, B씨는 검체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B씨는 인천의 25번째 확진자다.

박규웅 시 건강체육국장은 “밀접접촉을 통한 추가 확진환자 1명은 미추홀구에 거주하는 에이스보험 근무 확진환자와의 접촉자 검체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B씨의 감염 경로가 A씨가 아닐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B씨에게서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난 시기가 B씨와 접촉한 후 고작 1일도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B씨에게서 증상이 나타난 시기는 지난 7일 오전 9~10시께다. 이는 B씨가 식당에서 A씨를 만난 6일 오후 10~11시에서 많은 시간이 지나지 않은 시기다. 특히 코로나19의 일반적인 잠복기가 2일인 것을 감안하면 B씨의 증상 발현은 잠복기도 지나지 않고 나타났다는 결론이 나온다.

게다가 B씨는 A씨와 만남도 매우 단시간내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식사를 위해 이 식당을 찾은 것이 아니라, 단순히 물품을 찾기 위해 방문했다.

A씨의 기초역학조사를 맡은 전문가는 “이 같이 짧은 시기에 코로나19가 전파됐다고 보기는 힘든 케이스”라며 “특히 잠복기도 지나지않고 A씨의 증상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감염경로를 확정할 수 없다”고 했다.

특히 이 전문가는 검역 당국에 “B씨가 A씨로부터 감염이 이뤄졌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의견도 냈다. 이 때문에 현재 시는 B씨에 대한 심층 역학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다른 코로나19 감염경로 가능성이 나오면서 전문가들은 인천에서도 지역사회 감염이 나타날 가능성을 조심스레 전망하고 있다.

이훈재 인하대 의과대학 교수는 “서울 콜센터 집단감염은 코로나19의 높은 전파력을 보여주는 만큼 지역사회 내에서 확산이 이뤄질 수 있음을 우려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다만 콜센터 확진자 13명과의 밀접접촉자 검체 검사 결과에 따라 인천 내 대규모 2차 전파가 이뤄질지 아니면 조기 발견을 통해 방역망 안에서 상황을 수습할지를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고광필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감염 루트를 알 수 없는 사례가 나오고 있는데 인천에서도 충분히 그런 사례가 나올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며 “다만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검사 인원 중 확진 판정 비율이 매우 낮은 점을 감안하면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했다.

한편, 인천에서는 2일새 에이스손해보험 소속 콜센터에 근무하는 인천시민 19명 중 A씨 등 13명을 비롯해 B씨까지 모두 1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의 동선은 시와 군·구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승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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