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국 초·중·고교 개학이 3주 가량 연기됐다. 하지만 이로 인해 방학이 줄어들까 걱정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학생들의 방학을 돌려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다음달 9일 만료되는 해당 청원은 현재까지 54명이 동의를 얻은 상태다.
청원인은 "코로나19로 인해 개학이 3주나 연기됐다. 그로 인해 학생들의 여름 방학이 줄어들 것이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며 "방학은 단지 학생들이 놀기 위한 것이 아니라, 무더운 날씨에 안전을 위해 있는 것이므로 방학이 줄어드는 것이 아닌 다른 해결방안을 제시해주셨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터넷으로 강의를 한다던가, 토요일에 나와서 수업일수를 확보했으면 좋겠다. 학기를 대체할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던 이달 초 전국 학교의 개학을 연기했다. 교육부의 계획대로라면 오는 23일 초·중·고교가 모두 개학을 앞두고 있다. 문제는 뜻하지 않은 개학 연기로 방학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현재 초·중·고교의 1년 법정 수업일수는 190일 이상이다. 학사일정상 3월부터 다음해 2월 말까지 이 수업 일수를 모두 채워야한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로 3주간의 휴업이라는 뜻하지 않은 상황이 발생하면서 일선 학교들은 당장 수업 일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교육부는 당초 '방학을 최대한 축소해 수업일수를 맞춘다'는 전제하에 개학 연기를 결정했다. 이 때문에 여름방학의 경우, 휴업 기간과 주말 등을 포함하면 총 21일이 삭감돼 절반이 줄어들 수 있다. 학교에 따라 여름방학이 불과 일주일이 될 수도 있다.
당장 개학 예정일이 지켜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현재 교육 당국은 지역별 추가 연기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지만, 학사일정 때문에 마냥 미룰 수도 없는 상황이다. 특히 고3 수험생들이 경우, 학생부 관리와 수능 시험 준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편, 교육 당국은 급식종사자ㆍ미화원 등 비정규 교육공무직 종사자들에게 '출근중지' 지침을 내놓으면서 연기된 3주간이 방학인지 아닌지에 대한 통일된 해석을 내놓지 않아 '복부차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장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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