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서비스직 종사자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고객들로부터 온갖 악담을 들었다며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코로나는 내 잘못이 아닌데 죄인이 된 기분'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자신을 "서비스직에서 일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글을 시작했다.
글쓴이는 "코로나가 길어질수록 스트레스는 심해지고 내 잘못도 아닌데, 고객들은 저에게 악담을 퍼붓는다"고 말했다. 고객들은 그에게 '얼굴을 쳐 버리고 싶다' '코로나에 걸려 X져라' '확진자 나와서 망하길 기도한다' 등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울 막말을 쏟아냈다.
이렇게 고객들이 악담을 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글쓴이의 대답 때문이었다. "내가 거기 가서 코로나 걸리면 어떻게 책임 질건데?"라고 따지는 고객에게 글쓴이는 "예방차원에서 매주 방역을 하고 마스크, 손소독제 구비하고 있다"고 대답했지만, 고객들의 불안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다.
글쓴이는 "코로나 제가 퍼뜨렸나? 왜 내가 책임져야 하나? 걸릴까 무서우면 안 오면 되잖아. 오고는 싶고, 걸릴까 무섭고. 화풀이는 서비스직인 저희에게 하고. 어쩌라는 건가"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재난이기 때문에 서로 손해보더라도 배려해야 한다고 말들은 잘도 하면서 나름 대책을 세워 배려하고 직장을 잃을 위기라는 점을 고객들도 이해해줘야 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라며 "정작 본인(고객)들은 절대적으로 손해를 봐선 안되고, 무조건 업체에서만 배려해줘야한다는 마인드다"라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내가 선택한 직업이기에 욕을 들어도 죄송하지 않은 일에 죄송합니다라는 대답을 하루에 수십번씩 한다"며 "그냥 답답하고 힘들어서 끄적여봤다. 하루 빨리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누리꾼들은 "모든 서비스직 분들 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트레스 받지 말고 건강 유의하세요" "힘내세요"라고 글쓴이를 응원하는 한편, "욕이나 협박은 처벌 가능하다"며 현실적인 조언을 건네는 이들도 있었다.
웨딩업계에서 일한다는 한 누리꾼은 "저희도 위약금을 다 드리면 회사가 망하니까 일부만 드리고 있는데 저런식으로 나오는 손님들 많다. 자기 대구 사람인데 코로나 퍼뜨리겠다거나, 코로나 때문에 취소하는데 왜 돈을 안주냐라거나..."라며 "결혼식이 연기돼 손해본 건 정말 안타깝지만, 웨딩 업계가 퍼뜨린 건 아니지 않나. 우리도 좋아서 이러는 거 아니다. 같이 힘내자"고 깊은 공감을 드러냈다.
장영준 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