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커뮤니티] "미국은 한국을 베끼기만 하면 되는 거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한국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으로 전 세계에서 찬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17일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미국 커뮤니티에서 추천 수 4만 개 넘은 글'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미국의 한 네티즌이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글이 갈무리 돼 있었다.

미국 네티즌은 "South Korea developed an entire testing infrastructure that gets results in 6 hours and is able to test 200,000 people a day. And they did it in 17 days. All we had to do was copy it"이라는 짤막한 글을 남겼다.

해석하면 "한국은 6시간만에 결과가 나오고 하루에 2만명 검사가 가능한 인프라를 통째로 만들었다. 그게 17일만에 이뤄진 일이다. 우리는 그걸 베끼기만 하면 되는 거였다"는 내용이다. 한국을 칭찬하는 동시에 미국의 안이한 대처를 비판했다.

미국의 한 누리꾼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한국의 대응을 칭찬하고 미국은 여전히 답답한 상황이라는 비판글을 올리자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미국의 한 누리꾼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한국의 대응을 칭찬하고 미국은 여전히 답답한 상황이라는 비판글을 올리자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이 글에 달린 댓글들도 깊은 공감을 표하고 있어 눈여겨 볼만했다.

미국의 다른 네티즌들은 "왜냐면 한국은 한국 국민들을 생각하거든" "언젠가 이거에 대한 다큐가 나올거야. 연관된 관료들이 언젠가는 감옥에 가게 되길 바람" "그냥 한국한테 돈주고 대신 해달라고 하면 안됨? 우리 정부는 그냥 베끼는 것도 못할 듯" "한국인이 작품상/감독상 타면 안된다고 했던 놈이 한국이 하는 걸 따라할 것 같음?" 등의 반응을 보였다.

특히 한 네티즌은 "(미국은) 중간에 수많은 사기업들이 이익을 보려고 하고 있으니 베끼기가 힘들지. 한국의 의료 시스템은 공공재고 (검사) 무료임. 마음가짐을 '어떻게 하면 이걸로 수익을 극대화할까?'에서 '어덯게 하면 모든 이들이 건강할 수 있도록 나라를 조율할까?'로 바꾸게 되면 큰 차이가 생김"이라며 날카로운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미국은 현재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주·지역 보건당국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오전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5천10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사망자는 97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속도는 점차 빨라지고 있다. 지난 10일 1천명을 돌파한 확진자 수는 13일 2천명, 15일 3천명, 16일 4천명, 17일 5천명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50개 주 중에서는 뉴욕주가 1천374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한국의 코로나19 진단 키트의 성능을 비하하며 논란을 자초했던 미국은 확진자 수가 빠르게 늘면서 태도를 바꿨다. 미국 외교 당국은 한국의 대응을 신뢰한다는 입장을 전해왔고, 미 식품의약국(FDA)은 한국 업체들의 코로나 진단키트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요청하며 자국 내 검사 능력을 끌어올리려는 조치에 돌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이 한 측면에선 훌륭한 일(good job)을 해왔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한국에 관해 얘기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다른 측면에서는 처음에 엄청난 문제가, 한국은 엄청난 문제와 많은 사망자가 있었다"고 말하면서 앞서 한국을 향해 비난 일색이었던 모습과는 다른, 미묘한 입장 변화를 드러냈다.

장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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