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커뮤니티] 중고 문제집 사서 울던 고3 학생에게 손 내민 회사

천재교육 측에서 중고 문제집을 풀다 울었다는 한 누리꾼에게 보낸 문제집 선물과 손편지. 온라인 커뮤니티
천재교육 측에서 중고 문제집을 풀다 울었다는 한 누리꾼에게 보낸 문제집 선물과 손편지. 온라인 커뮤니티

중고 문제집을 사서 지우다가 울었다는 한 고3 학생에게 깜짝 선물이 도착했다.

지난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천재교육에서 문제집 받은 후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예전에 중고문제집 사서 지우다 울었다는 쓰니야"라며 자신을 소개하고 직접 선물받은 문제집들을 사진을 찍어 공개했다.

앞서 글쓴이는 지난 11일 해당 커뮤니티에 '중고문제집 사서 지우다 울고 있어'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사연을 적었다. 넉넉하지 않은 가정 형편에 코로나19로 부모님 사정이 더욱 어려워져 문제집을 사달라는 말조차 꺼내기 어려웠다는 내용에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했다.

글쓴이는 인터넷 강의를 결제했지만 교재까지 구입할 수 없었고, 결국 다른 학생이 풀던 문제집을 중고로 구입했다. 그리고 제목 그대로 각종 필기 흔적과 낙서 등을 지우며 글쓴이는 왠지 모를 서러움에 눈물을 흘렸고,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저마다 위로의 말을 전하며 댓글로 응원을 이어갔다.

중고 문제집을 샀다는 한 누리꾼이 천재교육과 주고 받은 대화 내용. 온라인 커뮤니티
중고 문제집을 샀다는 한 누리꾼이 천재교육과 주고 받은 대화 내용. 온라인 커뮤니티

이후 교과서와 학습 교재를 출판하는 천재교육에서 연락해 글쓴이에게 문제집을 주겠다고 했다. 글쓴이는 "연락 안 드리려다가 다들 이거라도 받았으면 좋겠다 하길래 염치 없이 연락 드렸다. 하지만 늘어난 댓글에 내가 받으면 안되겠다 싶어 말씀드렸는데 드리겠다고 하셨다"며 "나는 국어 문제집만 받겠다고 했는데 다른 과목까지 주셔서 정말 놀랐다"고 후기를 전했다.

글쓴이가 공개한 대화 내용에는 천재교육 측에서 필요한 과목이 또 있느냐고 묻고 있다. 이에 글쓴이가 "염치없지만 수능용 국어문제집 가능할까요? 국어공부 혼자 하려니까 너무 막막해서요"라고 답하자 문학, 독서, 화작문 등 무려 3권을 보내주겠다고 했다. 특히 글쓴이가 "더 어려운 친구들 주면 안되냐"며 거절 의사를 밝히자, 천재교육 측은 "만약 더 어려운 친구들이 있다면 그 친구들까지 보내드리면 된다"며 안심시키기도 했다.

천재교육 측이 선물한 건 문제집 뿐만이 아니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마스크에 글쓴이를 위한 필기도구까지 챙겨준 것이었다. 여기에 응원과 격려의 말이 적힌 따뜻한 손편지까지 담겨 있어 글쓴이는 물론, 이를 본 많은 누리꾼들에게까지 훈훈한 감동을 선사했다.

글쓴이는 "누군가에게 이렇게 힘을 받아본 건 오늘이 처음이자 마지막일거야. 정말 감사해요 천재교육"이라며 "오늘 받은 책 수능일까지 닳도록 봐서 꼭 원하는 대학 갈려고! 이 글 본 고3들 개학 또 미뤄져서 다들 혼란스러울텐데 이럴 때 더 열심히 해서 우리 다들 성공하자! 읽어줘서 고마워"라고 굳은 다짐과 함께 감사 인사를 전했다.

장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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