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미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 결렬로 주한미군기지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노동자들이 무기한 강제 무급휴직에 들어가는 초유의 사태와 관련해 주한미군 한국인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이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했다.
한국노총 전국주한미군한국인노동조합(한국인노조) 소속 조합원 50여 명은 1일 평택시 팽성읍 소재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 정문 앞에서 강제무급휴직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고려해 규탄 기자회견에는 집회 허용 최소 인원만 참석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방위비 분담금 협상 결렬은 분담금을 과도하게 인상한 미국의 책임”이라고 지적하고 “주한미군의 강제 무급휴직 강행으로 한국인 노동자 4천여 명이 생존권을 위협받는 위기에 처했다”고 호소했다.
특히, “미국의 무리한 방위비 인상 요구는 한미동맹을 포기하는 것일 뿐 아니라 순수하게 한미동맹을 실천하는 주한미군과 한국인 노동자 모두의 숭고한 정신을 짓밟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즉각적인 철회를 주장했다.
한국인노조는 정부에 대해서도 대책을 요구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일용직이나 아르바이트도 구하기 어려워 휴직자의 생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됐다”면서 정부에 휴직대란 대책을 촉구했다.
한국인노조는 이날 새벽까지만해도 한ㆍ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잠정 타결 뉴스가 전해지면서 강제무급 휴직이 철회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양국간 방위비 총액에 대한 견해차자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실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한국인노조 최응식 위원장은 “한미동맹을 위해 주한미관과 한국인 노동자들은 서로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며 한미동맹의 숭고한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인노조의 고통을 지렛대 삼아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인상시키려 하고 있지만 대한민국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협상이 타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인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31일 오후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의 요청으로 이뤄진 면담에서 사태 해결을 위해 모두 최선의 노력을 다하자는 것에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평택=최해영ㆍ박명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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