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건강보험 가치를 빛내는 숨은 영웅들

“돌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남을 돕고 싶습니다”라고 적힌 손편지와 현금 115만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코로나19 경증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총괄·운영하고 있는 경기국제1생활치료센터(파주NFC)에서 치료받은 한 중국 여성이 퇴소하면서 남기고 간 기부금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한 달째 이어가는 이 상황에서, 멀어진 물리적 거리에 반해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이야기들이 들려온다. 퇴소 후 중국으로 돌아간 이 외국인 완치자는 “우리 함께 잘 극복해 나가자”며 추가로 1천만원을 더 보내왔다.

지난달 11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했다. 전 세계 216개국(90%)이 감염된 위기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공동체의식을 바탕으로 한 코로나 대응은 국제사회의 롤모델이 됐고, 그 가운데 한국의 ‘건강보험’이 주목받고 있다. 아프면 누구나 치료받을 수 있는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제도가 사회적 신뢰의 버팀목 역할을 하면서 빠른 검사와 진단, 조기치료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혼란과 불안을 불식시킬 수 있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치료비가 평균 4천300만원 수준이며 민간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으면(2017년 기준 미가입자 9.1%) 전액을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데 비해,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치료비는 1천만원 수준이지만 본인부담은 0원으로, 우리나라의 건강보험(80%)과 국가(20%)가 전부 부담하고 있다. 국민이 혹시 모를 감염병에 걸려도 병원비 걱정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건강보험이 든든히 받쳐주고 있는 것이다.

건강보험공단은 이외에도 방역당국에 코로나19 감염 환자의 기저질환 여부를 제공해 효율적인 치료가 가능하도록 지원했다. 코로나19 확진이 되면 중증도와 기저질환 유무 등을 확인해 환자를 분류하고 치료 활동에 들어가게 되는데, 기저질환 빅데이터를 제공해 시급한 환자에게 치료가 집중될 수 있도록 하며 국민의 건강을 지켜내는 일을 톡톡히 해냈다.

물론, 건강보험이 가치를 더할 수 있었던 것은 위험을 마다하지 않고 험지로 달려가 헌신적으로 환자를 돌본 의료진, 마스크를 한땀한땀 제작하며 취약계층에게 기부한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자발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준 국민들 덕분이다.

지난 석 달간 우리가 보여준 공동체의 품위는 세계의 모델이 되기에 충분했고 감동 그 자체였다.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모든 분들의 노고와 헌신에 이 자리를 빌어 깊은 감사를 전한다. 그리고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듯 건강보험이 앞으로 더 든든한 사회의 안전망이 될 수 있도록 우리도 더욱 노력할 것이다.

김대용 국민건강보험공단 인천경기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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