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 아메리칸타운 2단계 사업의 자금 조달이 비상이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사업 자금 마련을 위한 금융권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불발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지역 안팎에선 사업시행자인 ㈜인천글로벌시티가 사업을 지연시킨 탓에 코로나19로 인한 금융권의 악재를 만났다고 지적한다.
23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에 따르면 글로벌시티는 송도 7공구에 아파트(498세대)와 오피스텔(661실)·상가 등을 짓는 송도 아메리칸타운 2단계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70층(높이 249.7m)의 초고층 건물까지 포함하고 있어 총 사업비는 6천500억원 규모에 달한다.
글로벌시티 측은 우선 4천억원대 PF를 통해 1차 사업 자금을 마련키로 하고, 지난 2019년 11월 하나금융과 PF를 위한 약정을 했다.
그러나 최근 협의 과정에서 관련 조건이 글로벌시티에게 불리하게 바뀌고 있다. 하나금융 측은 당초 제안했던 PF 금액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과 함께 금리 인상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당초 없던 수수료 1%까지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같은 하나금융 측의 입장 변화는 최근 코로나19로 부동산경기 둔화세가 두드러지고, 이에 따른 PF 부실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는 전망으로부터 나온다. 게다가 최근 금융당국이 새로운 자산건전성 분류 제도를 추진하면서 PF 부실 여부를 살펴보자 아예 금융권은 리스크가 큰 PF에서 발을 빼고 있다.
여기에 하나금융 측은 글로벌시티와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과의 본계약이 미뤄지는 점도 PF 조건을 변경하는 것에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보통 시공사가 PF의 보증을 한다. 이 때문에 시공 계약이 늦어지면 사업 자체를 불안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PF 불발은 물론, 사업의 장기 지연 또는 좌초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지역 안팎에선 글로벌시티의 대표 교체 이후 발생한 사업 지연 때문에 PF 난항 등 사업성이 악화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당초 계획대로 2019년에 시공사·금융권과 계약을 하는 등 모든 절차를 밟았어야 했고, 늦어도 1~2월 중 이들 절차를 끝냈으면 현재처럼 코로나19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란 이유다.
부동산 시장의 냉각과 PF의 어려움 이외에도 미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해 경제에 큰 타격을 받은 만큼, 자칫 사전 청약자들의 집단 계약 해지 등에 대한 우려까지 나오는 상태다.
경제청 관계자는 “코로나19로 3월부터 금융시장이 얼어붙은 상황 속에서 PF 조건이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 사업의 가장 중요한 시점에서 글로벌시티 측이 몇달째 사업을 지연한 탓에 코로나19 등 악재와 맞물렸다”고 했다.
이에 대해 글로벌시티 관계자는 “사업에 지장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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