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 아메리칸타운 2단계 사업에서 아파트 등을 분양받기로 했던 미국 교포들의 계약 해지가 잇따르고 있다. 교포들이 사업 장기화로 더 이상 인천시 등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3일 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사업시행자인 ㈜인천글로벌시티 등에 따르면 지난 2019년 7월 2단계 아파트에 대한 사전 청약의 당첨자인 미국에 사는 재외동포 10여명이 최근 청약을 해지했다. 이들은 해지에 따라 예스크로 계좌(구매자와 판매자의 사이에 제3자가 끼는 계좌 거래) 있던 보증금 3천 달러도 환불 받았다.
또 아파트 청약에선 떨어졌지만 후순위 등을 기다리고 있던 재외동포 480여명도 청약신청을 해지했다. 당초 청약에서 1천374명이 신청해 평균 2.8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3명 중 1명이 포기한 셈이다.
이와 함께 오피스텔 분양을 받기 위해 청약의향신청을 한 350여명 중에서도 14명이 신청을 취소하는 등 2단계 관련 청약(의향) 해지가 잇따르고 있다.
이 같은 재외동포의 분양 신청 취소 이유는 청약 이후 10개월이 넘도록 본 계약이 이뤄지지 않는 것은 물론 시공사 선정이나 자금조달(PF) 등이 전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청약을 해지한 재외동포들은 대부분 당초 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하는 공공사업이라 믿고 참여했지만, 현재까지 전혀 진척이 없는 등 사업 자체에 대한 불확실성이 너무 커 ‘이젠 더 이상 믿을 수 없는 등 신뢰가 없다’고 해지 이유를 밝히고 있다.
한 당첨자 A씨는 “글로벌시티측이 이처럼 사업을 더 이상 진척시키지 않고 계속 시간을 끌면서 분양가만 올리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초 3.3㎡ 당 1천500만원 수준이던 분양가가 어느새 1천850만원이더니, 이젠 2천만원까지 올리려는데, 누가 화가 나지 않겠느냐”고 했다.
특히 에이전트 등은 당첨자의 청약 해지는 매우 심각한 문제로 꼽고있다. 당첨으로 인한 아파트 가격 상승 등 금전적 이득은 물론 정주를 위한 지원까지 각종 프리미엄을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 국내 에이전트 관계자는 “많은 교포들이 이젠 인천을 떠나 한국을 믿지 못하겠다고 분통을 터트리며 해지했다”며 “그동안 많은 일을 했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사업이 지지부진하니 발생한 부작용으로 보인다”며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해 보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글로벌시티 관계자는 “해약한 당첨자는 아주 일부로 파악하고 있으며, 정확한 수치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이민우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