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인의 정치

한 때 드라마 ‘정도전’이 인기를 끈 적이 있었다. 그 드라마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정도전의 정치는 맹자가 강조한 ‘왕도정치’ 그 자체이다. 맹자에 따르면, 왕도정치는 도덕적 질서에 의해 국가운영이 이루어지는 정치로 ‘인의(仁義)’가 기본이 되는 정치라고 한다.

‘인(仁)’은 절제하고 인내하는 것이고, ‘의(義)’는 합리적으로 사물을 구별하고 옳은 것을 쫓는 것이다. 그래서 ‘인의’를 기본으로 하지 않고 폭력과 권위로 관료와 국민을 억누르는 정치를 왕도와 대립되는 ‘패도(覇道)’라고 부른다.

그러하기에 맹자나 정도전이 바라는 국민은 폭력과 억압에 통제되는 수동적 국민이 아닌 ‘인의’를 기본으로 하는 왕도정치에 화답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도덕적인 국민이 되는 것이다.

통제하지 않아도 이웃과 가족을 위해 자발적으로 도덕적 질서를 수용하고 부당한 상황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줄 아는 국민이 왕도정치의 국민인 것이다. 그러하기에 맹자는 군주가 올바르지 않다면 백성은 저항하여 군주를 교체할 수 있는 명분을 갖는다고 했다.

정치는 도덕적이어야 하고 국민 또한 정권의 정치가 바른지 그른지를 판단할 수 있어야 인의의 정치인 ‘왕도정치’가 실현되는 것이다. 즉 정부와 국민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상호 대화하며, 정치를 온전히 지켜나가는 것이 ‘왕도정치’인 것이다. 현대적으로 해석하자면 정의로운 대통령과 정부가 ‘깨어 있는 국민’과 호흡을 맞춘다면 현대판 왕도정치는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그 민주적 왕도정치를 우리는 최근 해내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감염병과의 전쟁에서 ‘봉쇄나 차단’이 없는 ‘소통과 믿음’의 대화로 민주적 개방성을 지켜나갔으며,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귀하게 여기며 서로는 존중하는 방역을 이루어나갔다.

정부는 한 사람의 국민이라도 살리려 노력했고, 무능하고 바보로 보일 정도로 적극적인 진단을 시행하여 확진자가 급증했었다. 총선이 바로 앞인데도 속이지 않았다. 국민을 믿고 국민과 대화하며 국민의 ‘인의’를 신뢰했다. 이제 치유자가 늘고 있다.

그 결과 집권당은 180석이라는 놀라운 결과와 국민을 위해 더욱 열심히 일하라는 소통의 메시지를 받았다. ‘인의’로 정부와 국민이 대화하는 정치를 우리는 함께하는 것이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전통 정치사상인 왕도정치의 민주적 계승이 되고, 현대 한국 민주주의 정치철학의 새로운 기풍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염종현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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