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얼마를 받을까? 요즘 인천시민은 물론 전 국민의 공통 관심사다. 코로나19로 많이 힘든 시민에겐 정말 가뭄에 단비 같은 지원금이기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반면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는 시민은 그냥 ‘꽁(공짜)돈’ 같은 지원금이다.
안타까운 점은 서울은 얼마를 준다더라, 경기도는 얼마를 준다더는 식의 금액 비교다. 이젠 내가 얼마를 받는지를 궁금해하기보다, 다른 지역이 나보다 얼마를 더 받는지에 궁금해 한다. 심지어 남이 나보다 더 받는다면 ‘왜 인천은 이래?’라며 화를 낸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옛말이 딱 맞는다.
타 지역 시민이 얼마나 받는지를 비교하는 것은 좋지만, 인천에 사는 내가 조금 덜 받는다고 불만을 터트리는 것은 좋은 모습이 아니다. 물론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지원금을 받으면 좋겠지만, 다른 지역보다 적다고 지방정부를 비난하는 것은 도가 지나친게 아닌가 싶다.
게다가 덜 받는 금액이 많은 것도 아니다. 적게는 5만원에서 많게는 20만원 정도다. 인천의 124만가구 중 경제적 상황이 매우 어려운 취약계층 14만 가구에겐 이 차이가 큰 금액이고 매우 소중한 꼭 필요한 지원금일 것이다. 하지만 나머지 110만 가구 대부분에게 이 지원금 차이가 반드시 꼭 필요한 금액이라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바로 옆 경기도보다 조금 덜 주는 인천시가 뭘 잘못했는가? 단언컨대 절대 그렇지 않다. 그냥 쉽게 하나의 사례만 들어보자. 인천사랑상품권인 인천e음은 캐시백 10% 혜택을 2차례에 걸쳐 오는 6월까지 연장했다. 50만원까지 10%, 즉 5만원을 되돌려주니 3~6월 4개월이면 최대 20만원의 혜택을 볼 수 있는 셈이다. 타 지역 주민이 더 받은 지원금 만큼을 인천은 혜택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가장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위해 5천억원 규모의 긴급 경영안정자금도 지원했고, 사실상 실직에 가까워 직접적으로 생계에 위협을 받는 특수고용직이나 프리랜서, 그리고 무급휴직자들도 중앙정부 지원 이외에 인천시가 100억원을 투입해 지원하고 있다. 이것들은 전국에서 인천이 유일하다.
또 학생들을 위한 코로나19 특별장학금, 금융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인천 어진론, 구직청년을 지원하는 드림체크카드 사업확대 등도 인천만의 지원책이다. 이 같은 지원책은 인천이 코로나19 방역을 과잉 대응한 것과 맞물려 상당히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당초 인천시는 추경을 통해 긴급재난생계비 등을 지원하려 했다. 특히 당초 중앙정부가 소득 하위 70%만 지원금을 준다했을 때도 인천시는 나머지 30%까지 자체적으로 지원해 모든 시민이 지원금을 받도록 정책을 변경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정치권과 중앙정부가 전국민 지원금 지급을 추진했을 뿐이다.
이같은 인천시의 노력을 알아주자는 것이 아니다. 시민 모두가 단순히 ‘인천은 지원금을 타 지역보다 덜 받는다’, 또는 ‘중앙정부의 지원금만 주고 만다’는 식의 경쟁적 논리에서 벗어나자는 것이다.
중앙정부에서 전 시민을 대상으로 지원금을 주니, 인천시는 취약계층 등 꼭 필요한 시민을 돕는 ‘핀셋’ 지원 정책을 펼치는 현재의 추진 방향은 올바르다. 다만 어떻게 지원해야 더 효과적인지에 대한 더 많은 고민은 필요하다.
지원금은 그냥 ‘꽁돈’이 아니다. 경제 활성화라는 목표가 있다. 이 목표가 잘 이뤄지도록 좀 더 높은 시민의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민우 인천본사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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