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등교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교육부는 개학에 앞서 등교수업 운영방안을 내놓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 방지에 만전을 기하고자 했다. 그러나 현재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개학을 반대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18일 오전 한 포털사이트 커뮤니티에는 전날 보도된 뉴스 링크를 강조하며 개학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뉴스는 대구에서 완치 후 재 확진판정을 받는 재양성자가 250명을 넘었다는 내용이다. 글쓴이는 특히 새로나온 재확진자 수가 지난주에만 50명이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글쓴이는 "이태원 관련 신규 확진자가 이렇게 늘고 있는데도 개학을 강행하고 있다. 만약 어떤 한 명 때문에 학교 전체가 집단감염 되면 물론 그 학생 책임도 있지만 나중에 회복된 상태로 학교 나와서도 원망의 시선이 다 그 친구에게 가고, 신상 털리고, 학교도 못 다닐 정도로 꼬리표가 붙어다닐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확진 판정 후 완치됐지만 결국 직장에서 해고된 어느 학원 강사의 이야기가 담긴 기사도 첨부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개학을 미뤄달라는 청원이 이날 하루에만 6개가 넘게 올라왔다. 대부분 "아직 개학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학생들의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주장을 내세우며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의 동의를 이끌어내고 있다.
한 청원인은 "교육부는 학사일정을 미루기 싫어해 학생건강권보다 입시를 앞세워 등교를 강행하려한다는 기사가 자주 포착된다"며 "어느 나라 교육부가 학생들의 건강보다 입시를 앞세워 등교를 서두르는가. 실망을 금할 수가 없다. 등교를 하면 코로나19 전파력이 더 커질 수 있다. 이래도 등교를 강행할 것이냐?"고 되물었다.
또 다른 청원인은 "영영 학교를 안 보내자는 것도 아니고 1학기만이라도 온라인 수업과 온라인 강의로 대체했으면 하는 건데 왜 이렇게 등교 개학에 목매는 지 모르겠다"며 "추적도 안되는 의심 환자들이 많은 상황에서 개학을 강행하다 또 재감염자가 나오면 계속 (개학연기가) 반복되고 학생과 학부모 모두 혼란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등교 수업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교육부는 오는 20일 예정대로 고3부터 순차적으로 등교수업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고2와 중3, 초등학교 1,2 학년과 유치원생은 오는 27일, 고1과 중2, 초등학교 3·4학년은 6월 3일, 마지막으로 중1과 초등학교 5·6학년은 6월 8일 각각 학교로 향할 예정이다.
이후 고3은 매일 등교하고, 고1·2는 학년별 또는 학급별로 격주 운영에 들어간다. 중학교와 초등학교는 원격 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할 예정이다.
코로나19의 폭발적 감염을 막기 위해 등교를 앞둔 학교들은 소독을 마치고 열화상 카메라와 마스크 등을 준비해 학생 맞이에 나섰다. 학생들은 등교수업 1주일 전 가정에서 건강 상태를 진단해 온라인으로 제출해야 하며, 체온이 37.5도를 넘는 학생과 교직원은 등교와 출근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
모든 학생과 교직원은 등교 시와 급식 전 하루 2번 이상 발열 검사를 하고 의심 증상이 있으면 바로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아야 하고, 확진자가 단 1명이라도 발생할 경우 그 즉시 원격수업으로 전환된다.
모두가 가장 우려하는 급식 시간에는 학생 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학년이나 반별로 급식 시간을 다르게 하거나 한 방향 앉기, 띄어 앉기 등을 시행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 방안을 마련했음에도 시민들과 당사자인 학생들은 물론, 교육단체에서도 개학을 반대하고 있다. "아무리 철저한 방역 지침을 마련했어도 이를 지키기가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서울교육단체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학교에서 '집단면역실험'을 시행하는 것과 같다"며 교육부의 등교 수업 결정을 비판했다.
장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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