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같이 앉고, 눕는 소파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징그러운 벌레가 나왔다면 어떨까? 심지어 그 벌레가 무려 5년간 가족들과 함께 지냈다면? 생각만해도 소름이 끼칠만한 이 일이 실제로 발생했다.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내 집 소파다리에서 벌레가 5년이나 살고 있었습니다"라며 어느 대형 가구업체를 비판하는 장문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소파에서 벌레가 5년간 나무를 갉아먹으며 우리 가족과 함께 살고 있었다. 다시 생각해도 너무 소름"이라며 "몇 년 전 째깍째깍 사각사각 하는 소리가 소파 안에서 들려와 문의를 한 적이 있는데, 제조과정에서 소파에 시계같은 건 절대 들어갈 일이 없다고 해서 그런가보다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 이유로 소파 아래를 뜯으면 고객의 책임이라는 말에 다른 조치를 하지 못했고 몇 년이 흘렀다"며 "며칠 전 아이와 놀아주다가 소파 밑에서 쌓여 있는 가루를 발견했고, 치우려고 자세히 보니 톱밥같은 나무가루였다"고 밝혔다.
결국 글쓴이는 가구업체의 AS센터에 연락했고, 기사가 방문해 소파 안에서 살고 있던 벌레의 존재를 확인했다. 기사는 그러나 "인체에 무해한 벌레"라며 아무렇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고, 수년간 벌레와 함께 생활했다는 사실에 소름이 끼쳤던 글쓴이는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가구업체 측은 다음 날 글쓴이에게 전화해 "다릿발에서 벌레가 나왔으니 무상으로 교환해주겠다. 2년이 지나면 유상인데 무료로 해주겠다"며 선심쓰듯 말했고, 이미 벌레를 확인한 이상 찝찝함에 소파를 사용할 수 없었던 글쓴이는 제품 회수를 요청했다. 그러나 업체 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글쓴이는 "대기업들은 소비자 알기를 우습게 안다더니 이렇게 글 올리고 제보라도 하면 눈이나 깜빡할까"라며 "만약 당신들이 저런 소파를 집에서 샀다면 그래도 가만히 있겠는가. 그래도 인체에 무해하다며 소파는 이상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글쓴이가 발견한 소파 다리 속 벌레의 정확한 정체는 확인할 수 없지만, 비슷한 사건이 지난해 한 방송을 통해 소개된 적이 있다. 당시 방송에서도 침대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 확인을 했고, 상당히 유사한 형태의 벌레가 발견돼 큰 충격을 안겼다.
전문가는 "모양과 특성을 보니 하늘소 애벌레다. 침대의 재료인 목재에 이 하늘소 어미가 알을 낳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대체적으로는 한 달 이내에 부화가 된다. 하지만 환경이 좋지 않을 때는 알도 휴지 기간을 갖는다. 환경이 좋아질 때까지 알 상태로 머물러 있다"고 설명했다.
장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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