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문재인 대통령은 정보통신기술(ICT), 과학기술과 관련한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인공지능(AI) 세계 1등 국가를 실현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했다. 이에 더해 지난달에 있었던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도 남은 임기동안 전력을 다하는 몇 가지 분야 중 첫째로 인공지능을 키우겠다고 했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산업분야 중 하나인 빅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의 핵심으로, 미래의 먹거리와 일자리의 흥망을 결정할 디지털 경제 핵심 분야라고 언급했다. 80~90년대의 정보화 혁명을 거치면서 PC를 배우고 사용하는 것이 기본이 되었다면, 21세기를 살아갈 우리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의 사용이 삶의 일부분이 될 것이다.
인공지능이란 말은 1950년대부터 생겨난 개념이지만, 최근에서야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PC가 일반화되고 데이터의 저장 비용이 급격히 내려가고, 그 처리 속도도 확연히 빨라진 최근에 더 큰 화두가 되었다. 이는 인간과 비슷한 지능을 가공하여 만들어 내는 것이 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론에 이르는 과정이 전광석화(電光石火)의 시간 안에 해결할 수 있어야 되기 때문이다. 인간의 연상과 추론능력을 모사하기 위해 알파고와 같은 컴퓨터는 약 2천개의 CPU로 구성되었다. 인공지능은 인간보다 빠른 연산 능력을 기반으로 인간과 대등하거나 넘어서는 판단 능력을 향상시켜, 인간이 하는 일을 지치지도 않고 대신해 주고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에 홈 IoT(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각종 인공지능 서비스를 통해 말로 대부분의 가정 일을 해결할 수 있다. 또한 식당에서는 자리 안내부터 요리, 서빙하는 일까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로봇이 사람을 대신한다. 이에 더해 전문성이 필요한 변론 작성, 교육, 의료 행위, 번역 등 광범위한 분야의 업무까지 대신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공지능의 능력이 하나씩 눈으로 보고 경험하고 나서 인간 영역의 침해에 관한 고민이 깊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 실업자를 양산하고, 자본이 집약된 기술과 생산을 기반으로 발전하여 노동소득과 자본소득의 차이가 현격히 커지는 시대를 우려하고 있다. 또한 인간 본연의 존재 이유에 대해서도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특히 먹고 사는 문제와 귀결되어 있는 실업률과 삶의 영속시킬 수 있는 기반인 어떤 일을 향유할 것인가는 인간에 관한 큰 위협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인공지능이 생활화된 사회를 살아가는 현명한 방법은 분명히 존재한다. 과거를 보면 미래를 알 수 있듯이 과거에도 이러한 일을 숱하게 겪어 왔다. 증기기관을 발명하여 대량생산 체제로의 옮겨간 일이나 정보화의 발달과 생산 현장의 자동화된 장비 사용의 확대로 인해 실업자가 큰 폭으로 증가가 되고, 기존의 일이 없어지는 위기를 항상 겪어 왔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인류는 인공지능에는 존재할 수 없는 사회성이라는 장점을 활용해서 공동체가 생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회적 합의를 해 왔다. 프랑스의 경우 2차 세계대전이 끝났을 무렵에는 주당 45시간을 근무했고, 생산 자동화가 된 1980년 초에는 주당 39시간, 21세기 초에는 주당 35시간 일을 하고 있다. 기존의 일자리는 나누고, 없어진 일자리를 새로운 일자리로 옮겨갈 수 있도록 교육하고 촉진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으로 실업과 실직을 해결했다. 여기에 개개인의 창의성과 다양성이 높아져 여가나 오락의 수단들도 아울러 발달했다. 즉 인공지능의 발전과 생활화는 인류에 위협이 아니라, 함께 해결해 나가야할 또 다른 문제이고 개개인에게 주어진 시간과 여유를 어떻게 활용할지 화두를 던지는 시대라 하겠다.
정문호 아주대 다산학부대학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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