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의회, 털실 옷 가로수길 조성사업 전면 재검토 촉구

안양시가 겨울철 도시미관을 위해 추진한 ‘털실 옷 가로수길 조성사업’이 정작 가로수에는 병충해 등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전문가 지적이 제기(본보 4일자 10면)된 가운데 안양시의회가 해당 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촉구했다. 안양시는 해당 사업을 우선 보류하고 향후 환경적 영향을 검토해 지속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김은희 안양시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0일 열린 제257회 정례회 1차 본회의에서 “털실 옷 가로수길 조성사업이 추진된 상당수 가로수에서 최근 유충집이 대거 발견됐다”며 “미관만 보고 자연환경은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미관 향상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지라도 자연을 인위적으로 가공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해당 사업의 지속적인 추진 여부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시는 지난 2017년부터 매년 10월께 ‘털실 옷 입은 가로수길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안양예술공원 등에 조성된 가로수에 겨울철(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자원봉사자들이 자체 제작한 털실 옷을 입혀 관광테마를 조성하는 지역명소화 프로젝트다. 그러나 지난해 설치한 털실 옷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상당수 가로수(느티나무)에서 거미로 추정되는 유충집이 대거 발생하면서 가로수에 오히려 해를 끼치고 있다는 전문가 지적이 일었다.

이에 대해 최대호 안양시장은 “도시미관과 환경보호 측면에서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최근 유충집이 대거 발생한 만큼 올해 사업 추진을 일단 보류하고 환경적 영향 등을 면밀히 검토한 뒤 향후 추진방향을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양=한상근ㆍ박준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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