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3차 고분양가 눈감은 인천경제청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3차와 관련한 고분양가 책정(본보 6월 11일자 1면)을 눈감아 줬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레이크 3차가 들어서는 송도랜드마크시티(송도 6·8공구)는 개발 이익 일부를 인천경제청이 나눠 갖는 사업 방식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인천경제청의 이 같은 묵인이 송도국제도시의 비정상적인 집값 상승을 부채질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11일 인천경제청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송도 6·8공구 개발을 추진하는 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SLC)는 개발 이익에서 내부수익률(IRR) 12%를 초과하는 금액의 50%를 인천경제청에 배분한다. SLC 전체 지분의 99%는 레이크 3차를 분양하는 현대건설이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6월 준공한 레이크 1차에 대한 배분금의 50%(79억5천만원)를 받았고, 추가로 나머지(79억5천만원)를 받을 예정이다. 또 올해 2월 준공한 레이크 2차에 대한 배분금을 확정하기 위해 SLC를 대상으로 재무·회계 조사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이 용역에서는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3차에 대한 사업성과 개발 이익 추정치도 살펴본다. 현재 알려진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2차와 관련한 인천경제청의 배분금은 300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이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는 인천경제청이 배분금을 의식해 레이크 3차의 고분양가 책정을 묵과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공공택지가 아닌 송도의 분양가를 인천경제청이 규제할 제도적 장치는 없지만, 사업계획 승인 등의 과정에서 일부 조율할 수 있다는 게 건설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인천경제청은 지난 2월 외국인임대 분양전환아파트(RC2 듀포레 푸르지오, RC4 베르디움 더 퍼스트)를 3.3㎡당 1천380만~1천500만원에 분양한 인천도시공사와도 비교되며 비판받고 있다. 개발 이익을 배분하는 구조를 취하며 공공성을 일부 확보한 사업인 데도 3.3㎡당 평균 2천230만원의 분양가를 가진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3차와 도시공사의 외국인임대 분양전환아파트 사이에는 최대 850만원의 분양가 차이가 난다.

이번 레이크 3차의 고분양가 논란 등은 앞으로 정부의 부동산 규제 대상에 송도가 묶일 빌미까지 줄 수 있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부동산 규제를 피하기 위한 풍선효과 등으로 불거진 송도의 집값 상승 현상은 중앙정부에서도 예의주시하는 부분이다.

이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6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주택시장 불안조짐이 나타날 경우 언제든지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고 주저 없이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도 “수도권 일부 지방 주택가격에 불안 조짐이 있다”며 “엄중한 인식을 가지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정부가 주택가격 불안 조짐을 보여 정밀 모니터링 중인 지역에는 송도를 포함한 인천 연수구가 있다. 연수구는 최근 3개월간 집값이 6.52%나 상승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준공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레이크 3차 분양가가 1·2차보다 높다는 이유만으로 인천경제청의 배분금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분양가와 관련해 사업계획 승인 등의 과정에서 인천경제청이 나설 제도적 근거가 아무것도 없다”며 “송도의 분양가 조정은 분양보증을 내주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이뤄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레이크 3차의 분양가도 HUG에서 일부 하향 조정해 결정된 것”이라고 했다.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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