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지역경제의 산실… 첨단지식 제조업 메카 부활
성남시가 성남하이테크밸리 재도약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한때 지역 경제를 이끌었던 성남하이테크밸리가 노후화되자 성남시는 관계기관과 함께 기업 지원시설 등을 만들어 이곳의 근로 환경을 개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것. 이를 통해 판교테크노밸리와의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해 지역 경제 발전의 견인차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 노후화된 국내 1호 일반산단, 경쟁력 강화 절실
정부에 의해 지난 1968년부터 약 8년간 중원구 상대원동에 조성된 성남하이테크밸리는 국내 첫 일반산업단지다. 총 면적은 151만2천886㎡로 서울과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을 등에 업었다. 성남에 연고를 둔 중년들이 “어릴 때 월급날만 되면 성호시장 등 시장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고 떠올리는 것도 이곳 덕분이다.
지난해 말 기준 도축업 등 18개 업종을 제외한 전 제조업 분야에서 3천849개 업체가 운영 중이다. 그동안 업체 수가 줄어드는 등 큰 변동은 없었으나 세월의 흐름은 피하지 못했다. 전체 건물 61.5%가 조성된 지 20년이 넘는 등 노후화됐다는 것. 더구나 주거와 상업 등 기반시설이 부족, 근로여건은 판교테크노밸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안 좋은 실정이다.
또 판교역과 인접한 판교테크노밸리보다 교통 인프라가 덜 갖춰져 있는 게 성남하이테크밸리의 현실이다. 4만2천여명이 근무 중인 성남하이테크밸리 출퇴근 시간, 이곳을 들어가거나 빠져나가는 버스로 혼잡을 빚기도 한다.
■ 성남하이테크밸리 경쟁력 강화 사업은 무엇
이처럼 성남하이테크밸리의 노후화 및 기반시설 부족 등으로 산단 내 기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실정에 성남시는 총 2천795억 원 규모의 경쟁력 강화 및 LH 활성화 구역 사업을 추진한다.
우선 약 222억 원을 투입, 성남하이테크밸리 경쟁력강화 사업을 편다. 이곳 내에 공원과 주차장을 만들고 인도가 없는 지역에는 개선 사업을 통해 도로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전통 제조업 중심의 성남하이테크밸리를 수도권 지역 첨단지식 제조업의 거점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안으로 관련 용역을 마무리 짓고 구체적인 청사진을 그릴 예정이다.
아울러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의 소공인 집적지구 공모사업 선정에 따라 성남산업단지관리공단에 제품성 분석 시험장비 등 식료품 분야의 공동이용시설을 오는 2022년 10월까지 만들 예정이다. 기업들이 이 시설을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게끔 해 장비 부담을 덜어줄 방침이다.
또 성남하이테크밸리 내 시유지 2필지(상대원동 645-3 등)를 활용해 복합문화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42억8천160여만원을 들여 건립될 지상 5층, 연면적 1천425㎡ 규모의 이 복합문화센터는 2022년 3월 문을 연다. 공유 오피스 및 회의실 등을 갖춰 신생 기업의 사무실 부담을 덜어줄 예정이다.
성남하이테크밸리 외곽(상대원동 197-6)에 위치한 근로자종합복지관도 산단 내로 신축ㆍ이전할 예정이다. 현 근로자종합복지관은 건축된 지 22년 돼 노후화됐으며 산단 외곽에 있기에 근로자 접근성이 떨어지는 상태다.
성남시 등은 국비 50억 원을 포함 총 120억 원으로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추진 중인 활성화 구역 내 이를 이전해 접근성을 높이고 근로자 복지를 향상할 방침이다.
■ LH 활성화 구역으로 주거와 상업 기능 강화한다
지난해 12월 성남하이테크밸리 전체 면적 151만2천886㎡ 중 1만3천563㎡에 대한 LH의 활성화 계획이 국토교통부에 의해 승인을 받자 성남시는 LH와 이곳에 행복주택과 복합지식산업센터 건립 사업 등을 추진 중이다.
산업단지 일정 부분은 상업과 주거 등 기능이 있어야 근로 환경이 더 나아진다는 게 중론이나 45년 전 완공된 성남하이테크밸리는 산업 기능만 일변도로 갖추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LH는 278억 원을 들여 194호 규모의 행복주택에 대한 착공을 올해 하반기에 계획했다. 예상 완공시기는 오는 2022년 말이다. 전용면적 21ㆍ44㎡이며, 청년카페, 주민운동시설로 계획돼 근로자들의 주거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 2천218억 원을 들여 산업ㆍ지원ㆍ상업 시설을 갖춘 연면적 1만8천400㎡ 규모의 복합지식산업센터를 올해 상반기 착공할 예정이다. 완공 시기는 2023년 3월이다. 성남시는 주거와 상업, 업무 기능을 갖춘 이곳이 산단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사통팔달 성남하이테크밸리 꿈꾼다
성남하이테크밸리 접근성 향상을 위한 사업들은 성남도시철도 1호선, 위례~신사선 연장선 등이 거론된다. 성남도시철도 1호선은 도로 위를 달리는 트램 방식으로 판교역~모란역~중원청소년수련관~성남하이테크밸리까지 총 10.38㎞를 13개 역으로 잇는다. 총 사업비는 2천382억 원이다.
현재 성남시는 자체 경제성 조사를 진행 중이며 이 결과는 올해 10월 나올 예정이다. 첫 경제성 평가를 받았던 지난 2014년보다 모란역 등 유동인구가 많아졌기 때문에 이번 조사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위례~신사선 연장선 사업은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수정구 위례신도시까지 잇는 도시철도를 성남하이테크밸리를 거쳐 광주 삼동까지 연장하는 것이다. 올해 초부터 국토교통부 용역이 진행 중이며 사업 착수 시 성남하이테크밸리 접근성은 한층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은수미 성남시장은 “최근 ‘2035 성남 도시기본계획’이 경기도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음에 따라 아시아실리콘밸리 성남 프로젝트를 추진, 성남하이테크밸리가 첨단산업 기술단지로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며 “차질 없는 사업 추진을 위해 지역 주민과 입주 기업인, 지역 근로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끊임없이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
성남=문민석ㆍ이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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