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우산

비요일엔

우산을 벗자

저 우주 속으로 벗어 던지자

슬픔도 쓸쓸도 함께 던지자

빗속을 걸어가자

너와 나

두 손 꼬옥 잡고 남산을 돌아

지구 끝까지

세상 끝까지

하늘 끝까지

비와 함께 걸어가자

빗소리와 함께

천둥 번개와 함께

이 떠돌이별

마지막 연인처럼 빗속을 가자.

정성수 서울 출생. 『탑』(1960)『시문학』(1965)『월간문학』(1979)으로 등단. 중3때 낸 첫 시집『개척자』를 비롯,『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누드 크로키』『기호 여러분』『우주새』등 12권, 제1회 한국문학백년상한국시학상 수상. 현재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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