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백운계곡 물은 청량하기 이를 데 없다. 비가 온 뒤라 청량감은 더했다. 불과 1년여 전만 해도 불법구조물 때문에 돈을 내지 않고는 계곡물에 접근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동안 상인들은 천변 3.8㎞ 길이에 100여 개 남짓한 식당을 운영하면서 물을 가둬놓고 행락객에게 고액 자릿세와 음식값을 요구, 곳곳에서 원성이 자자했다. 지난 4일 백운계곡을 다시 찾았다. 계곡 입구에서부터 차량이 줄을 지어 주차돼 있다. 하지만, 호객행위는 찾아볼 수 없다. 시원하게 열린 계곡은 주변의 풍광과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연출하고 있다. 계곡 곳곳에는 가족들이 시원한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1년여 전 평상이 펴져 있던 자리에는 행락객이 가져 온 텐트가 쳐지고 돗자리가 깔렸다. 인근 식당에서 주문한 음식, 혹은 집에서 싸온 음식을 나누며 즐거움에 겨운 웃음소리도 끊이질 않고 있다. 대체로 질서를 잘 지키는 모습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행락객이 떠난 자리에는 각종 쓰레기가 하나둘씩 늘어나는 것이 목격됐다. 모이면 그 양도 상당할 것으로 보이는데 누구보고 치우라는 남기고 간 것일까? 백운계곡 상인연합회는 구성됐지만, 아직 정상적인 활동은 꿈도 못 꾸고 있다. 계곡 곳곳에 쓰레기를 버리지 말아 달라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아직 시민의식이 덜 익은 것 같다. 백운계곡은 한 번 왔던 사람이라면 반드시 다시 찾고 싶을 정도로 물도 맑고 차가운 곳으로 유명하다. 또한, 나무 숲 아래 들어가면 시원함은 한층 더해진다. 청정을 오염시키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오염된 곳을 ‘청정’으로 돌리는 데는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
지난 3일에는 포천시 자연보호협의회, 이동면 직능사회단체, 백운계곡 상인연합회 등 150여 명이 참여해 백운계곡 정화활동을 전개해 쓰레기 5t을 거둬들였다. 1년 전에는 고액의 자릿세를 냈을지언정 물을 언제나 맑고 주변은 깨끗했다. 상인들이 장사를 위해 정화했기 때문이다.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청정 계곡을 지켜나가는 것은 시민의 몫이다. 한 주민은 쓰레기를 버리고 간 행락객을 향해 “쓰레기 아웃”이라고 외치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시의 역할도 남아있다. 일부 불법 가건물을 철거하고 남은 잔해를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고 방치한 것은 또 다른 오염의 시작이다. 시 안전총괄과 김용수 과장은 “1년여 동안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어느 정도 성과도 있었지만, 아직 부족하다, 그러나 이미 백운계곡의 옛 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다. 이곳을 찾는 행락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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