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백암면, 원인 모를 ‘검은 물’ 악취에 인근 주민들 “숨도 못 쉰다”

“성분을 알 수 없는 흙에서 나는 냄새 때문에 숨을 쉴 수도, 근처에 갈 수도 없습니다”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옥산리에 살고 있는 주민 A씨는 지독하게 코를 찌르는 악취에 밤잠을 설친다. A씨가 살고 있는 집 인근의 4천800여㎡규모 임야의 성분을 알 수 없는 검은 흙에서 코를 찌르는 악취가 풍겨나와서다.

특히 비만오면 ‘검은 물’이 주변으로 흘러넘쳐 도랑과 땅으로 스며들고 있는 실정이다. 검은 물이 흘러나오는 장소와 200여m 떨어진 곳에는 팔당 상수원으로 흘러들어가는 청미천이 흐르고 있어 침출수로 인한 오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옥산리의 한 임야에서 흘러나온 검은 물이 인근 도랑에 흐르고 있다.<br>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옥산리의 한 임야에서 흘러나온 검은 물이 인근 도랑에 흐르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3시께 도착한 옥산리 현장에서는 파리떼가 들끓었다. 파리떼는 현장을 방문한 사람에게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지독한 악취는 현장에 다가가기조차 힘들게 했다. 인근 도랑에는 흙에서 흘러나온 검은 물로 가득 차 세차게 흐르고 있었고 하천 옆 토양에도 검은 물이 계속해서 스며들고 있었다.

함께 현장을 방문한 A씨는 “자전거를 타고 운동을 하는데 덤프트럭이 와서 검은 흙을 쏟아내고 갔다”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음식물 쓰레기나 가축분뇨라는 이야기가 가장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평평하게 땅에 깔려있지만 흙이 산처럼 쌓여 있을 때는 까마귀 떼가 흙에 달라붙어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와 관련 용인시는 현재 임야에 깔려있는 흙에 대해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용인시 관계자는 “일단 담당 구청에 이 흙의 성분이 어떤 것인지 판단을 하기 위해 조사요청을 해놓은 상황”이라면서 “현장 확인 등 불법사항이 확인되면 행정적인 조치를 모두 취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옥산리의 한 임야에서 흘러나온 검은 물이 인근 도랑에 흐르고 있다.

용인=강한수ㆍ김승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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