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전 세계에서 생산 판매한 자동차의 수는 승용차 6억4천만대, 상용차 2억3천만대로 총 8억7천만대 정도로 추산된다. 여기에 개발도상국의 자동차 평균 사용연도가 20년을 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전 세계에서 현재 운행되는 차량의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가 주는 편리한 문명의 혜택 못지않게, 자동차의 사고로 인한 인명 및 재산피해 또한 막대하다. 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많은 자동차 관련 안전 신기술, 법규 및 정책들이 발전되어 왔으나, 자동차 보급률이 상승함에 따라 자동차 사고 건수도 비례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운전자의 전방주시 태만 및 졸음 운전에 의한 사고로 인해 심각한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사고를 줄이고자 정부는 2018년부터 순정 출고되는 9m 이상 승합차와 20t을 초과하는 화물차·특수차에 차선이탈경고장치(LDWS) 장착을 의무화하였으며, 이미 운행 중인 대상 차량에 대해서는 카메라 영상 기반의 전방충돌경고장치(FCWS)와 차로이탈경고장치(LDWS)를 별도로 설치할 수 있도록 지원사업을 시행했으며 주요 손해보험사들도 전방충돌경고장치 할인특약을 신설, 운영하고 있다.
전방충돌경고장치는 거리감지센서를 통해 전방의 자동차와 보행자를 감지하고 거리를 측정하여 충돌이 예상되는 경우 운전자에게 시각, 청각, 진동 등의 각성방법으로 경고신호를 주는 장치를 말한다. 현재 한국에서 출시되고 있는 에프터마켓용 전방충돌경고장치의 거리감지 방법은 카메라를 이용한 영상변화 감지 기술이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카메라를 통한 영상센서의 거리 탐지방식은 조명 변화에 취약하며, 눈, 비, 안개 등의 기상 여건 악화시 인지 성능이 저하되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날씨와 조명 영향을 받는 카메라센서 기반의 전방충돌경고장치는 안전 제품으로서 한계가 있다.
반면, 카메라와 달리 레이더는 조도와 날씨 등의 기상악화 상황에서 상당히 높은 인식률과 신뢰성을 발휘할 수 있어 자동차의 순정 전방충돌경고장치(FCWS)와 비상자동제동장치(AEB) 등에 이용되고 있을 뿐 아니라, 에프터 마켓용 전방충돌경고장치를 구현하기에도 가장 적합한 센서로 인정받고 있다.
법규에 의하여 2021년 7월부터 생산되어 국내에서 출고되는 모든 승합차 및 3.5t을 초과하는 화물특수차는 비상자동제동장치(AEB) 설치 의무화를 시행한다.
그러나 기존 도로를 운행중인 차량은 의무 장착 대상에서 제외돼 사고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다. 대형 차량의 주요 사고 원인이 졸음운전과 전방주시 태만으로 인한 사고임을 감안할 때, 이러한 의무 장착대상 제외 차량들로 인한 인명손실과 막대한 경제적 손실은 장기간(장착 제외 차량 폐차 시 까지) 불가피하다. 따라서 이미 도로를 주행중인 제외 차량들에 대해, 국가적 차원에서 레이더 기반의 전방충돌경고장치의 개발 및 보급이 아주 시급하다. 이 개발과 보급은 국내의 IT 기술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기석철 충북대 산학연구본부 교수 / 스마트카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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