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기도에서 삼계탕과 수박 먹기

제10대 경기도의회 후반기에도 농정해양위원회에서 활동할 기회를 얻었다. 청년, 교통, 도시, 경제 등 그 어떤 키워드보다 ‘농업’이라는 키워드를 상임위원회 선택의 최우선에 뒀던 이유는 외면할 수 없는 경기도 농업의 현실 때문이다.

전반기에도 농업의 공익적 가치 실현을 위해 쉼 없이 달렸음에도 농업인을 포함한 도민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줄곧 경기도 집행부를 상대로 농업은 단순한 농산물의 생산 활동이 아닌 도민의 삶에 필수불가결한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식량 안보산업이며 농지보존에 따른 농촌 환경을 지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경기도 예산은 항상 또 다른 주요 현안에 밀리고 차순위가 됐다.

경기도 내 농어가 인구는 약 30만 명이다. 이들이 1천370만 경기도민의 안전한 먹거리와 농식품 유통의 최전방에서 책임지고 있다. 또한 농업과 농촌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경기도 미래의 열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경기도에서 쌀을 생산하고, 가축을 기르고, 어업을 전담한다. 물론 경기도를 제외한 타 지자체나 국외에서 생산되는 먹거리도 있지만, 경기도에서 생산한 우리 로컬푸드만이 가지는 가치와 중요성에 비할 것이 못 된다.

다시 한 번 경기도 집행부에 요청한다. 더 이상 농민의 희생으로 경기도의 발전을 꿈꾸는 일은 없어야 한다. 현재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가축전염병과 코로나19라는 국가 재난상황으로 농ㆍ축산인이 아사 직전의 극한까지 내몰리고 있음에도 올해 9월 시행되는 경기도 제3차 추경 편성에 실질적인 지원 대책이 마련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농업이 살아야 나라가 살고, 경기도 농업이 살아야 경기도가 산다. 실질적인 대안과 과감한 지원에 대한 결단이 필요하다.

무더위 복날을 맞아 원기회복에 좋은 음식이 도민의 입을 즐겁게 하고 삶의 에너지를 제공한다. 이 음식들은 경기도 축산인이 정성을 다해 기른 것이고, 농어업인이 뜨거운 땡볕과 차가운 바다 아래에서 수확한 값어치다.

경기도의회 후반기에도 농정해양위원으로서 농업인에게는 자부심을 드리고 도민에게는 농업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사력을 다하겠다. 경기도 집행부는 적극적인 농정예산 편성으로 농업인을 비롯한 도민과 의회의 목소리에 응답하길 간곡히 바란다.

김철환 경기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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