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을 줄 모르는 의정부역 공원 화장실 호화·찬반 논란

의정부시청 전경
의정부시청 전경

의정부시가 공사 중인 역전화장실을 둘러싸고 호화ㆍ찬반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노동조합 총연맹 경기중북부지부 노동조합 대표들은 4일 의정부시청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역전근린공원 화장실 설치에 찬성하며 의정부시에 하루빨리 설치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역전근린공원 화장실은 한국노총 경기중북부지부가 수년간 설치를 건의해온 것으로 운수노동자는 물론 의정부 시민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일부 정치인들이 정치적 목적으로 노동자와 시민의 뜻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실천하는 의정부시민 공동체(시민공동체)가 입장문을 내고 호화 역전화장실은 재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공동체는 “의정부시가 복합목적인 사유를 들어 화장실사업을 강행하고 시의회는 시의 입장을 들어 해당 사업을 승인하기 직전에 있다”며 “시민 의견을 수렴하고 숙의과정을 거쳐 사업 추진의 공감과 이해를 구하라”고 요구했다.

청와대 국민청원란도 시민들의 의견이 둘로 갈라졌다.

지난 6월25일 올린 ’시민을 위한 의정부시를 만들어달라’는 반대청원에는 모두 3천176명이 참여했다. 근린공원 바로 뒤 역전에 화장실이 있는데 또 화장실이 필요하냐며 시민의 세금이 장맛비 쏟아지듯 새나가고 있다는 주장이다. 뒤이어 지난달 9일 한 택시기사는 “시민들을 위한 화장실 증설을 정치적 목적으로 의정부시의 행정을 방해하는 집단의 청원을 막아달라”며 청원을 냈다. 앞서 지난 6월15일 정의당 의정부시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코로나 불황 속에 세금을 낭비하는 3.3㎡당 2천만 원짜리 역전근린공원 호화 화장실 조성을 재검토하라”며 찬반논란에 불을 지폈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지난달 7일 민선 7기 2주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근 제기된 호화 화장실 예산 낭비 주장은 흠집 내기 수준의 정치적인 음해다. 4~5년간 택시 운수 종사자와 시민들이 지속해 민원을 제기하고 시의원이 당부해 검토하기 시작한 것”이라며 설치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고작 2천만~3천만원 들여 컨테이너 하나 갖다 놓을 수도 있지만 파리 날리고 가스 찬 화장실보다 시민들이 품격을 갖춘 화장실을 사용하도록 하는 게 시장의 도리다”면서 호화논란을 일축했다.

의정부시는 지난달 10일 역전근린공원 화장실 공사를 시작했다. 단층 109㎡ 규모로 모두 5억9천만원을 들여 연말 완공할 예정이다.

의정부=김동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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