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공모제도 이대로 좋은가?

비가 내린다. 가뭄에 단비라 했듯이 비는 좋은 것이다. 그러나 너무 많이 왔을 때는 홍수와 산사태 등으로 인해 많은 이재민들이 생기게 되고 피해가 크게 된다. 그래서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해 피해복구와 함께 피해를 당한 시민들을 조금이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계절의 순환은 어찌할 도리가 없으나 어려움을 당한 이들에게는 따뜻한 위로의 말과 도움이 절실하다하겠다.

남양주시청 앞에 가면 남양주시의 지역예술인들의 민간예술전문단체인 (사)한국예총남양주지회(회장 이용호)가 55일째 집회를 진행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남양주시의 불공정에 저항한다고 한다. 작년에는 돼지열병으로 인해 예술인들이 참으로 어려운 형편에 놓여 있었는데 올해 들어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어려움이 가중되어 참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문화예술인들을 도울 생각도 없이 아예 코로나19 핑계만 대며 기존에 있던 예산을 삭감하던지 아니면 예산 책정이 되어 있는 사업임에도 하지 못하게 하는 참으로 암울한 상황이다. 울고 싶어도 힘이 없어 울지 못하고 있는데 자존심마저 짓밟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요즘 많은 지자체에서는 지역문화예술 행사를 공모로 돌리고 있다. 공모란 단체에서 특정 프로젝트나 신규 사업에 필요한 인재를 모으기 위해 또한 소통과 상생을 위해 널리 활용하는 제도이다. 문화예술에서의 공모사업은 예술문화교육 분야의 권위 있는 심사위원들의 객관적인 평가로 인해 개인이나 단체들의 창의적인 예술창작활동이나 사업들을 발굴하게 된다.

그동안 대부분의 지자체에서는 기존에 실시되고 있는 예술행사나 사업 또는 예술문화 교육과 또한 전통적으로 전승되어 오던 사업을 돕기 위해 많은 발전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지원 사업들이 어느 순간 공모로 변경이 됐다. 남양주예총이 남양주시로부터 2012년부터 남양주예술동아리 경연대회를 위탁받아 성공적으로 시행해 오고 있었다. 무슨 이유인지 갑자기 사업자 공모를 한다하며 공모심사에 응한 남양주예총을 떨어트리고 모 단체를 선정하였다. 사업예산계획서가 신청서 양식에 없는데(후에 담당공무원이 사업예산계획은 없었다고 확인 함.) 이를 제출하지 못했다고 즉, 서류미비로 인해 선정되지 못하는 웃픈 현실을 맞게 되었다고 한다. 입맛에 맞는 단체를 선정한 것은 아닌지 강한 의구심이 드는 것은 왜일까. 민간단체 지원 사업이 시민사회 활성화와 시민사회단체 역량 강화에 기여하기 위한 방향을 모색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민간단체 다스리기, 친분이나 연고로 또는 논공행상으로 실시된다면 참으로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공모는 목적과 의식이 뚜렷해야 하고 진행과정에 한 치의 오차가 없어야 한다. 남양주시가 다시 한 번 공정한 예향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김용수 한국예총경기도연합회 회장(㈔가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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