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귀농창업ㆍ주택구입지원사업, 藥일까 毒일까

베이비붐 세대가 도시를 떠나려 한다. 은퇴자들의 로망, 한 번쯤은 도시를 떠나 농촌으로 귀농·귀촌을 꿈꾼다. 베이비붐 세대란 전쟁 후 또는 혹독한 불경기를 겪은 후 사회적ㆍ경제적 안정 속에서 태어난 세대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6ㆍ25전쟁 이후인 1955년부터 1963년에 태어난 세대를 가리키며 700여만 명 정도 된다고 한다.

도시에서 열심히 일하다 화려한 경력을 접어두고 제2의 인생을 귀농으로 설계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귀농 강의를 다니면서 누누이 강조하는 말이 있다. 귀농 농업창업 융자를 위한 100시간의 교육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귀농에 성공하기 위한 100시간을 채우라고 이야기한다. 귀농 업체의 말만 믿지 말고 내가 발품을 팔아 몸소 체험하는 현장실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귀농창업자금 융자 초기에는 오로지 융자를 위한 교육을 많이 받았다. 교육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본인이 얼마만큼 발품을 팔고 사전 정보를 파악하는 것에 따라 귀농 농업창업자금이 약(藥)이 되고, 독(毒)이 될 수도 있다.

귀농창업자금(농업창업 3억원, 주택구입 신축 등 7천500만원)은 대출금리 2%에 5년 거치 10년 상환으로, 전액 융자를 받는다는 가정을 해본다. 융자금 5년 거치기간 동안 매월 이자 62만5천원을 상환하지만 견딜만하다. 5년의 거치기간이 지나면 사정은 달라진다. 매월 이자와 원금을 합쳐 첫 달에 375만원을 상환해야 한다. 농업을 경영해서 과연 이만한 금액을 상환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고소득으로 승부하는 경우도 있고, 좋은 부지를 선택해 부동산 값이 상승하여 약(藥)이 되기도 하지만, 귀농 업체에 모든 것을 맡기는 바람에 파산신청을 하고 독(毒)이 되는 사례도 있다.

귀농 농업창업 및 주택구입지원 사업은 잘만 활용하면 좋은 정책이다. 다만 융자금이 약(藥)이 될지, 독(毒)이 될지는 본인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김용주 가평군청 농업정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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