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등 지역사회에서 대학교가 할 역할이 무엇인가. 지역의 인재를 발굴·양성하고, 학문을 연구하는 본질적 기능과 함께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싱크탱크의 역할도 한다. 소위 산·학, 즉 기업 등과 연계해 각종 경제 발전의 밑거름을 만드는 역할도 있다. 과연 인천의 대학은 이런 역할을 잘하고 있을까.
사실 이 생각의 시작은 연세대학교에서 시작했다. 연세대는 송도국제도시에 세브란스병원을 짓겠다고 한지 벌써 10년이 가까워지도록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으로부터 헐값에 산 땅에 아파트 등을 짓고 여기서 나온 개발이익으로 국제캠퍼스를 건설했다. 이것으로도 모자라 지금도 계속 ‘특혜’를 요구한다. 이뿐인가. 연세대는 10년 전 국제캠퍼스를 내세워 인천의 약대 몫을 챙겨갔다. 서울에서 약대 신설이 실패하자, 인천으로 눈을 돌려 인하대·가천대·인천대를 따돌리고서.
반면 지난 10년간 인천에 무엇을 했는가. 국제캠퍼스에선 새내기 1학년들이 1년간 기숙사에 머물 뿐이다. 나머지 3년은 서울에서 공부한다. 이들이 과연 인천의 인재인가. 당연히 아니다.
이런 데도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은 연세대를 너무 좋아한다. 연세대가 인천에 와서 좋아진 것도 없는데.
이젠 박남춘 인천시장을 비롯해 모든 시 공무원의 마인드가 바뀌어야 한다. 연세대 등 서울의 유명 대학은 뭔가 대단하고, 인천에 있는 인하대·인천대 등 지역대학은 별로 대단하지 않다는 마인드 말이다. 최근 ‘연세대 특혜, 지역 대학 홀대’ 논란이 터지자 몇몇 공무원은 “아니 인하대가 연세대와 비교가 됩니까? 참나”라는 어처구니 없는 말도 서슴지 않는다. 연세대에 주는 특혜는 당연하고, 인하대에는 지원도 아깝다는 마인드다.
최근 인천시의회가 연 토론회에서 원혜욱 인하대 대외부총장은 “인하대가 수많은 인재를 키워내고 인천 지역 발전을 위해 공헌한 명문 사학”이라고 강조했다. 비록 인하대가 추진 중인 송도사이언스파크캠퍼스 조성사업에 대한 시·인천경제청의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발언이지만, 인하대가 그동안 지역대학으로서의 역할을 한 것은 분명히 맞다. 또 연구라는 본질도 이뤄지고 있다. 인하대는 사이언스파크에 바이오 관련 학과 및 첨단학과의 학부와 대학원, 국책 연구과 및 대학원 등이 옮겨 교육과 연구가 함께 이뤄진다.
시가 더이상 연세대에 의존치 않았으면 한다. 연세대는 결국 이해관계에 따라 인천에 머무를 뿐이다. 인천의 대학이 아니다. 차라리 시가 인하대 등 지역대학에 더 많이 지원하고 협업해 이들 대학을 연세대보다 더 유명한 대학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면 한다.
이민우 인천본사 정치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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