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위기를 불러 온 코로나19 사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K방역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낸 의료진에 감사를 표하는 ‘덕분에 챌린지’가 전국에 퍼지고 있다. 또한 자신들의 안위보다 시민의 안전을 위해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는 소방대원과 자원봉사자를 향한 ‘당신이 영웅입니다’라는 감사의 글들이 인터넷에 나돌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 간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고 있다.
이천지역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부터 유난히 다사다난했던 이천시에서야 말로 이들 영웅들의 활동이 눈부셨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으로 시작된 이천시의 아픔과 고통은 코로나19 사태 우한교민 3차 귀국에 따른 격리시설 제공, 코로나19 확산과 팬데믹 선언 등 숨 쉴 사이도 없는 고통이 이어졌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 확산 속에 발생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사고와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는 이천지역을 위기상황으로 내 몰았다. 그러나 이천시에는 자원봉사자라는 영웅들이 있었다. 이천이 어려움을 겪을 때면 언제, 어디서나 나타나 슬픔을 나누고 고통을 겪는 이들에게 희망을 전해주는 자원봉사자들 덕분에 희망의 불씨를 살릴 수 있었다.
지난해 가을부터 경기도를 중심으로 발생한 아프리카 돼지열병. 전국에서 2번째로 많은 양돈농가들이 밀집해 있는 이천시이기에 아프리카 돼지열병의 확산은 이천지역을 초비상 상태로 만들었다. 이에 축산농가와 공직자들이 돼지열병을 막기 위해 24시간 방역초소 비상근무와 방역활동을 전개하자 자원봉사자들이 힘을 보태면서 수개월동안 비상근무를 지속할 수 있게 됐다.
돼지열병 방역활동이 이어지던 올해 초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휩쓸었다. 이천지역도 중국 우한 교민 3차 귀국에 따른 격리수용시설이 위치하면서 논란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천지역 주민들은 중국에서 귀국한 교민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이들이 고향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나섰다.
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지역경제가 침체하고 마스크 수급에 어려움을 겪자 이천시 자원봉사자들은 면 마스크를 제작해 이웃에 전달하는 한편 어렵게 구입한 마스크를 나누면서 위기극복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잠시 주춤하던 지난 4월29일 또 다른 슬픔이 이천시를 덮쳤다.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로 38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사고가 발생하자 이천지역 자원봉사자들은 화재현장으로 달려가 화재진압과 사고 수습에 나선 소방관들과 공무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유가족의 마음을 위로하기 시작했다.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후부터는 유가족의 끼니를 손수 챙겨주는 것은 물론 아무 준비 없이 현장으로 달려온 유가족의 숙박과 식사, 생활용품 제공 등을 지원했다. 이들 자원봉사자들은 24시간 합동분향소에 머물며 조문객들이 편의를 고려해 교통지도와 주차안내 뿐만아니라 상주역할까지 하면서 유가족과 슬픔을 함께했다. 화재발생부터 합동분향소 영결식까지 53일동안 2020명의 자원봉사자와 1389명의 공무원이 이천의 아픔을 함께 나누면서 슬픔을 극복했다.
이천의 아픔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난 8월1일부터 11일까지 이천시에 600mm이상의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지역 곳곳에 수해가 발생한 것이다. 이번 호우로 이천시는 산양저수지가 붕괴되고 도로 등 공공시설만 363건 170억 8천만원의 피해가 발생해 이천시의 특별재난지역 선포기준인 105억원을 훨씬 상회했다. 또 이번 집중호우로 주택이 침수되어 341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농경지 침수와 매몰, 비닐하우스 파손 등 이천지역 곳곳에 수해가 발생하자 이번에도 자원봉사자들이 팔을 걷어 부치고 수해복구 작업에 뛰어들었다.
아직 수해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이천의 진정한 영웅인 자원봉사자가 있기에 이 또한 극복하리라 자신한다. 지난해부터 유난히 많았던 이천시의 슬픔과 아픔은 서서히 극복되고 있다. 이는 각종 사건사고 현장에 이천지역 자원봉사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자원봉사자 덕분에 희망을 갖고 슬픔을 이길 수 있었기에 자원봉사자, 그들이 이천시의 ‘진정한 영웅’이다.
엄태준 이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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