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용인 양지 SLC 물류센터 화재도 인재(人災)…“물 없는 통에 온열기 켜져”

13명의 사상자를 낸 양지 SLC 물류센터 화재(본보 7월22일자 1면)가 인재(人災)로 밝혀졌다.

용인동부경찰서는 24일 “물이 없는 물탱크의 온열기가 과열돼 화재가 발생했다는 국과수 감식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경찰 수사와 국과수 감식 결과 등을 종합하면 양지 SLC 물류센터 화재는 지하 4층에 있는 온열기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물류센터 냉동창고에는 배관이 얼지 않게 섭씨 30℃가량 온수가 움직이게 되는 데 이 물을 보관하고 있는 물탱크에 물이 없어 온열기가 과열, 불이 났다는 것이 국과수의 감식 결과다.

해당 물탱크는 화재 발생 전날 시설 관리업체가 청소하기 위해 물탱크에서 물을 비운 뒤 온열기를 끄지 않고 계속 켜둬 온열기가 과열되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서 발생한 불은 물탱크를 감싸고 있던 우레탄폼에 옮겨붙었다.

결국 13명의 사상자를 발생시킨 이번 화재도 시설관리가 부주의하게 진행되면서 발생한 인재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통상적으로 냉동창고 배관이 얼지 않게 가동하는 온수는 1년에 1~2회 정도 청소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 감식 결과가 나온 만큼 관련 업체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21일 오전 8시29분께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제일리 지상 4층, 지하 5층 규모 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2시간 만인 이날 오후 10시30분께 초진됐지만 근로자 5명이 지하 4층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상자 8명도 나왔다.

불이 난 SLC 물류센터는 연면적 11만5천여㎡ 규모로, 지난 2018년 12월 준공됐다.

용인=강한수ㆍ김승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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