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 장전보 증설공사로 어도 제기능 상실

​한국수자원공사가 시행한 ‘장전보’ 증설공사로 인해 어도(魚道)에 물이 흐르지 않고 있는 모습. 채태병기자
​한국수자원공사가 시행한 ‘장전보’ 증설공사로 인해 어도(魚道)에 물이 흐르지 않고 있는 모습. 채태병기자

한국수자원공사가 시행한 화성시 남양읍의 ‘장전보’ 증설공사로 인해 어류 생태이동통로인 ‘어도(魚道)’가 제 기능을 상실, 생태계 파괴가 우려되고 있다.

‘장전보’는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지난 2002년 화성시가 동화천 등 3개 하천의 합류지점(담수)과 시화호 상류(해수)가 만나는 지점에 설치했다.

3일 한국수자원공사 송산사업단 등에 따르면 수공은 지난 2018년 10월부터 2개월간 6억5천여만원을 들여 남양읍 장전리 공유수면에 설치된 장전보(높이 2.7m, 길이 68m, 수문 3개)를 높이는 증설공사를 시행했다.

증설공사는 기존의 보 위에 높이 0.5m의 수직 개폐식 가동보를 설치하는 것으로 인근 농민들이 담수의 염도가 상승하는 피해를 보고 있다며 지속적인 민원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수공은 증설공사와 함께 잉어와 붕어, 메기 등 어류가 담수와 해수를 오가면서 먹이 및 산란활동을 할 수 있도록 담수지역에 어도를 새롭게 만들었다. 기존에는 해수지역에만 계단식 어도가 설치돼 있었다.

장전보가 설치된 곳은 민물과 바닷물 중간 염도(0.5~17‰)의 기수(Brackish Water)가 모여 있어 민물생물과 염생생물이 동시에 서식, 높은 생태적 보전가치를 지니고 있다.

증설공사 전 어도가 제 기능을 하던 당시 어도를 통해 이동하는 어류의 모습. 독자 제공
증설공사 전 어도가 제 기능을 하던 당시 어도를 통해 이동하는 어류의 모습. 독자 제공

그러나 새롭게 설치된 담수지역 어도가 기존의 보에 비해 0.25m 높게 설치되는 바람에 가동보가 작동하지 않으면 어류들의 이동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가동보에는 센서가 달려 담수지역 수위가 3.2m가 되면 자동 하강하고 2.7m 이하로 떨어지면 상승하는 시스템이지만 장마 기간에는 자동시스템을 꺼 내려놓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유난히 장마가 긴데다 태풍도 잇따르면서 최근 2개월째 가동보를 내려놓고 있는 상황으로 어도의 기능도 수개월째 마비된 셈이다.

이 때문에 이날 오후 2시께 장전보 해수쪽에는 40㎝ 이상 크기의 잉어 등 물고기 수십마리가 담수쪽으로 이동하려고 뛰어오르다 둑에 부딪혀 추락하는 상황이 수차례 목격됐다.

시화호지킴이 최종인씨(66)는 “담수쪽 어도가 높게 설치돼 제 기능을 못해 생태계 파괴가 우려되고 있다”며 “수공은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농민들의 요구로 지역주민, 화성시, 시화호지킴이 등과 협의해 장전보 증설 및 어도 설치공사를 했다”면서 “현재 해당 보는 화성시 건설과로 관리권을 이관한 상태지만 어도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것을 확인, 보완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성=박수철ㆍ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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