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단상] 시민과 함께 만드는 ‘빛나는 하남 아카이브’

하남시는 검단산과 한강이 위치한 배산임수, 사통팔달 명당으로 미사리 선사유적부터 이성산성을 중심으로 한 삼국시대 유적 등 시대적으로 다양한 유구와 유물, 기록들이 숨 쉬고 있다.

2000년대 신장동과 덕풍동의 본격적인 택지 개발을 시작으로 풍산지구 및 미사강변도시, 위례신도시, 감일지구까지 대규모 택지개발로 도시가 빠르게 팽창, 현재 인구가 28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급변하는 성장과 함께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바로 지역의 정체성(identity) 정립에 관한 과제다. 지역 발전상과 더불어 뿌리 깊은 역사가 공존하고 있음을 기억하고 보존하기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시민들이 도시에 대한 정체성을 갖지 못할 경우, 도시 성장에는 한계가 있고 오랜 세월 살아가는 정주(定住)의식과 도시 균형의 발전 및 화합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미사ㆍ위례ㆍ감일지구와 연이은 교산신도시의 대규모 개발에 따라 하남의 역사적 기억들은 생각보다 더 빠르게 소멸되어 가는 상황에서 지역 정체성 확립을 위한 역사 문화유산을 수집하고 보존하며, 살아있는 역사로써 현재의 하남과 시민들의 삶을 기록해 후세대에 전승하는 문제는 사실 숙명적 과제라 할 수 있다.

시는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아카이브(소장품이나 자료 등을 디지털화하여 한데 모아서 관리할 뿐만 아니라 그것들을 손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모아 둔 파일)’ 구축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시는 지난 5월 개관한 미사도서관을 중심으로 ‘아카이브’ 사업 추진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미사도서관은 지역ㆍ향토자료 코너를 별도로 마련해 우리 고장의 역사와 문학, 행정, 경기도 자료 등 6가지를 주제로 발간된 자료를 수집ㆍ정리해 지역 공동체 지식 교류의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단순히 기록물을 수집ㆍ정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민과 유관단체, 마을공동체 등과 주체적 기록 활동에 대한 지원 및 협업 체계를 구축, 하남에서만 볼 수 있는 자료를 발굴하고 콘텐츠화 하는 구체적인 방안도 가지고 있다.

특히, 영상 제작과 편집, 채록 등을 위해 아카이빙 룸을 조성하고 지역 이야기를 수집하기 위해 ‘골목골목 우리동네 마을기록단’을 양성해 시민들의 일상ㆍ문화를 담은 기록물을 생산, 생활 아카이브로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시는 주민이 기록의 대상이 아니라 기록의 주체로 참여하는 창의적 활동을 지원해 오고 있다.

단기 목표로 오는 2021년 하남시 거주 6ㆍ25 참전용사를 인터뷰하고 구술 증언을 역사적 사료로 제작해 호국보훈의 달 전시와 구술 책자 발간 및 출판기념회ㆍ전시를 계획하고 있다.

이밖에 향토자료의 보존과 발굴을 위해 지역 내 문화시설과 협력사업 추진은 물론 관련 현안을 협의할 수 있는 협의체 구성 등 제도적 부분들도 보완해 가고 있다. 역사문화콘텐츠를 개발해 시민들의 정서적 일체감과 공동체 의식을 불어 넣고 하남시민의 정주(定住)의식 향상과 도시의 균형 발전 및 화합을 이끄는 원동력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빛나는 하남 아카이브’를 통해 하남시 미사도서관이 마을공동체의 기억 창고로 자리매김하고 시민과 청소년이 지역 문화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우리 고장의 역사ㆍ문화적 스토리텔링을 통해 공동체 문화를 축척하고 활용하는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21세기 ‘명품 하남’으로 우뚝 서기를 기대해 본다.

김상호 하남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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