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체육 철학 무시한 지도자 시스템 바꾸자

대한민국의 체육 분야만큼은 수많은 사건 사고에 조용할 날이 없다. 체육인으로 매번 가슴이 저려온다. 원인을 다른 각도에서 찾아봤다. 필자의 개인 의견임을 밝혀 둔다.

대한민국의 여러 전문 영역에는 그 영역을 전문성 있게 다루는 전문가들이 있다. 의사, 검사, 사회복지사, 물리치료사, 간호사, 유치원 교사, 등 이 분야는 해당 자격을 취득한 자격자들이 그 자리에 있다. 더 깊게 살펴보면 철학과 사명감이 투철한 인간의 품성이 녹여진 전문업이다. 길지 않은 시간에 취득되는, 또는 기술로만 취득되는 기술자격과는 다르다.

우린 어떠한가. 최소한 인간의 품성이 함축되고 긴 시간 교육을 통해 그 분야의 철학을 통한 사명감을 키워서 배출시키고 배출된 자원에서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 돌이켜 보면 스포츠지도사 자격은 그러한 철학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최소한 전문대 이상의 체육대학에서 기본이 되는 이론과 실기에 스포츠 지도자가 갖춰야 할 철학을 담아 사회로 진출시켜야 한다. 최소 기간이 2년이기도 하고 타 영역과 비교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지금의 시스템은 앞으로 수많은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문제 있는 지도자를 몰아내기 전, 자격이 없는 지도자를 배출시키지 말아야 한다. 필자부터 실천해 본다.

필자가 근무하는 대림대학교 스포츠지도과는 대한민국 최초로 입시제도를 바꿨다. 전문인 양성을 위한 2가지 유형으로 입학의 길을 열어놨다.

첫 번째, 일반학생 중 고교 시절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을 열심히 해서 생활기록부에 기록된 활동 시간으로 입학한다. 평소에 체육을 사랑하고 즐기는 학생이 앞으로 스포츠 지도자로서 직무의 역량에 적합함을 믿기 때문이다.

두 번째, 운동선수 출신이 실적이 아닌 경력으로 입학하는 방법을 열어놨다. 국내 많은 대학이 경기실적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물론 특기자를 위한 방법이기도 하지만 실적이 없는 선수 학생은 답답함이 많았었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선수 경력만으로 점수를 부여한다. 대한체육회 인정 종목 이상의 선수들이 등록되었던 확인서로 서류를 대신 한다. 기타 면접은 스포츠지도자로서 준비되어 있는지를 관심이 있게 살펴본다. 이는 훌륭한 지도자는 인성이 바탕임을 중요 있게 선발한다는 취지가 담겨 있다. 전공을 가르치고 전문성을 심어줘야 하는, 대학교가 가진 철학이기도 하다. 사람을 가르치는 직업은 뿌리를 튼튼히 해야 한다. 흔들리지 않게.

안을섭 대림대 스포츠지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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