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평택항 선사 경영난 악화…"정리해고 준비" 선사도

여객운송이 전면 중단된 평택항 카페리 선사의 탑승권 판매소. 박명호기자
여객운송이 전면 중단된 평택항 카페리 선사의 탑승권 판매소. 박명호기자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이 끝나면 정리해고를 고려할 수밖에 없을 만큼 선사의 경영이 최악입니다.”

코로나19 여파로 평택항~중국 간 여객운송 중단이 장기화되면서 평택항 선사들이 직원들을 정리해고하거나 운항 축소, 중단 등을 검토하는 등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22일 평택항~중국을 오가는 카페리 선사(대룡해운, 연운항훼리, 평택교동훼리, 일조국제훼리, 연태훼리)와 평택시 등에 따르면 이들 선사는 중국 우한(武漢)에서 시작된 코로나19의 국내 유입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1월 말부터 여객운송을 중단했다.

선사들은 ‘여행객 운송’과 ‘화물수송’이라는 수익구조의 두 축 가운데 큰 수입원이었던 여행객 운송 수입이 전무한 상황이 수개월 동안 지속돼 누적된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생사 기로에 놓였다.

선사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여행객 승선 중단으로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면세품 판매와 승선티켓 판매 등도 매월 3억원가량 수입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화물에서 여행객 중심으로 경영을 전환, 1천500명 정원의 여객선을 새로 도입해 여행객 수입에 의존해왔던 대룡해운의 경우 월 10억원 가까운 적자가 나면서 한계상황에 놓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각종 지원책을 쏟아냈으나 선사들에게는 그림의 떡에 그쳤다.

경영안정자금으로 선사마다 20억원을 지원키로 한 정책도 담보를 요구하면서 5개 선사 가운데 단 1곳도 혜택을 받지 못했다. 선사 대부분이 담보를 제공할 수 없을 만큼 경영이 어렵거나 대주주가 중국자본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고용노동부의 고용유지지원금으로 직원들을 유급 휴가 처리하면서 겨우 고용은 유지하고 있지만 이 마저도 기약할 수 없다.

고용지원을 위해 평택시가 제3회 추경에 반영, 다음달 선사마다 4천만원씩 총 2억원을 지원할 예정이지만 큰 적자폭을 메꿔나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A선사 관계자는 “우리 선사는 특별고용지원금으로 유지됐던 유급휴가가 끝나면 직원을 정리해고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선사마다 형편은 조금씩 달라도 운항을 축소하거나 중단, 정리 해고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여객운송이 전면 중단된 평택항 카페리 선사의 탑승권 판매소. 박명호기자
여객운송이 전면 중단된 평택항 카페리 선사의 탑승권 판매소. 박명호기자

평택=최해영ㆍ박명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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