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성인 발달장애인들의 원치 않는 코로나 휴가

특화형 일자리 참여자인 자폐 성향의 발달장애인 김모씨(20)는 코로나19로 인한 휴가로 집에 머물면서 하루종일 컴퓨터게임을 하다 밤늦게 잠자리에 든다. 이 때문에 최근 몇개월 동안 몸무게가 16㎏이나 늘었다. 김씨의 어머니는 “발달장애인은 성인이더라도 스스로를 돌보기가 어렵다. 하루라도 빨리 출근, 규칙적인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양주시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일자리 근로를 통한 발달장애인들의 직업능력과 사회성향상 등을 위해서라도 사업을 재개해야 하지만 요양원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어 사업 재개는 어려운 형편이다.

남양주에서 특화형 일자리에 참여한 성인 발달장애인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사업 중단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가족의 돌봄부담이 커지고, 불규칙한 생활로 문제도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남양주시에 따르면 올해 시 장애인 일자리 사업에는 예산 17억5천353만원에 일반형 일자리 43명(전일제 32명, 시간제 11명), 복지 일자리 48명, 특화형 일자리 31명 등 모두 122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시가 직접 수행하는 행정도우미와 복지서비스 지원요원 등 일반형 일자리사업은 코로나19와 상관 없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시 장애인복지관이 진행하는 복지 일자리와 (사)경기장애인부모연대 남양주지부가 수행기관인 특화형 일자리는 코로나19로 지난 2월부터 수개월째 중단됐다.

그나마 복지 일자리는 이번 주부터 사업이 재개됐지만, 발달장애인 특화형 일자리는 요양시설 집단감염이 지속되면서 언제 재개될 지 불투명하다.

특화형 일자리사업은 만 18세 이상의 지적ㆍ자폐성 장애인인 발달장애인들이 식사지원, 실내외 보행 및 이동 지원 등 요양보호사의 전반적인 업무를 보조하는 것으로 남양주에선 예산 5억815만원으로 모두 31명이 참여 중이다.

원혜정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남양주지회장은 “장애인들이 규칙적인 생활과 자기관리를 할 수 있도록 비상 시 장애인 일자리사업 공백에 대해 고민할 시점이다. 정부나 지자체가 하루라도 더 일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 장애인 부모들의 걱정과 수고를 덜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일자리 참여자들에게 휴업급여로 매월 급여의 70%를 지급하고 있지만 돈이 문제가 아니라는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입장을 충분히 공감한다”며 “빨리 재개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남양주=심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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