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적으로 고구려는 이국적인 요소들이 만나는 곳에 있었다. 몽골, 중국, 한반도 등의 문화들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진 이 지역을 기반으로 영토를 무한히 확장해 나갔으며 그 영향력과 영토가 확장되면서 편입되는 인구를 통한 문제점 또한 엄청났다.
하지만 고구려의 많은 예술작품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영토를 확장해 나가며 편입된 다양한 인종들을 편견 없이 수용하고 교류하면서 고구려는 막강한 문화적 역량을 소유하게 된다. 다문화를 수용하면서도 그들만의 전통과 정체성이 깃든 문화들을 절대 저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로나 시대에 문화의 힘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왜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겠다. 잠을 자고, 밥을 먹고, 일을 하는 것과 같은 일상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당연한 일과이다. 하지만 문화는 이러한 반복되는 일상 속에 스며들어 우리를 치유하고 더 나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준다. 점심시간 식사를 마치고 차를 마시며 카페에 흘러나오는 노래를 들으며 흥얼거리는 잠깐의 순간도,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 와중 동영상 채널을 이용하여 저녁거리의 레시피를 찾는 그 순간도, 사무실 책상에 올려둘 예쁜 머그컵의 디자인을 고르는 일 또한 모두가 그렇다.
필자는 얼마 전 세계 아티스트 문화교류전시회를 주최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동시에 진행되는 본 행사는 워가프(WOGAF)라 하는데 이번에는 프랑스, 독일, 인도네시아, 베트남, 일본, 멕시코 등을 비롯하여 9개국의 나라의 관계부처와 작가들이 참여하였다. 비록 같은 공간에서 소통하지는 못하지만, 화상으로 얼굴을 보며 서로 작품을 감상하는 그 순간, 작가에게 작품의 설명을 듣고 서로에게 질문을 할 때 그 떨리는 숨소리마저 전달 될 만큼 진지한 교류의 시간이었다.
갇혀 있다는 느낌을 받는 시민들 및 국내외 작가들과 함께 온라인으로 접할 수 있는 문화 다양성을 통한 문화역량을 키워보는 코로나19 시대가 되어보면 어떨까. 당연히 수용의 문을 얼마만큼 열건지에 대한 기준은 당사자의 도덕적 기준 및 사회윤리를 기준으로 고민해야 하겠지만 말이다. 가끔은 뉴턴의 사과처럼 우연히 얻을 기회가 더 값진 기회가 될 수 있음이니 문화가 일상일 수밖에 없는 우리는 더 이상 움츠리지 말고 이 시기를 즐기며 적극적이어야 할 때이다.
천지수 티엔아트컴퍼니대표/수원시청년정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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