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주축 민주주의 4.0 출범, 대권지형 변수될까… 경인 의원 21명 참여

더불어민주당 친문(친문재인) 진영 의원들을 주축으로 하는 매머드급 싱크탱크 ‘민주주의4.0연구원’이 22일 창립총회를 열고 당의 정권 재창출을 위한 항해를 시작했다.

민주주의4.0연구원은 중장기 국가 과제 연구 및 정책 개발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정치권에선 내년 대선 후보 경선 등을 고려해 친문 진영이 세 결집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들의 조직화가 향후 대권지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경기·인천 의원들 역시 20명 넘게 포진해 주목된다.

민주주의4.0연구원은 이날 오후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창립총회를 겸한 제1차 심포지엄을 열었다. 당 소속 현역 의원 56명이 참여하는 연구원의 초대 이사장 겸 원장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도종환 의원이 맡았다. 경인 의원 중에선 친문 핵심과 민평련계 등 다양한 진영으로 분류되는 21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경기지역에선 윤호중(구리)·이학영(군포)·김경협 의원(부천갑), ‘친문 직계’로 꼽히는 전해철(안산 상록갑)·권칠승 의원(화성병)이 참여했다. 박정 경기도당위원장(파주을)과 김철민(안산 상록을)·강득구(안양 만안)·고영인(안산 단원갑)·김민철(의정부을)·김용민(남양주병)·이용우(고양정)·최종윤(하남)·홍정민 의원(고양병)도 이름을 올렸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 김승원(수원갑)·박상혁(김포을)·한준호 의원(고양을) 역시 함께한다.

인천의 경우 이른바 ‘부엉이모임’을 주도했던 홍영표 의원(인천 부평을), 신동근 최고위원(인천 서을), 맹성규(인천 남동갑)·박찬대 의원(인천 연수갑)이 활동한다. 원외 인사 중에선 김병관 전 의원(성남 분당갑 지역위원장)이 참여한다. 이 중 전해철·최종윤·홍영표 의원 등은 이사에 선출됐다.

이들은 창립취지문에서 “우리가 어디를 향해 가야 하는지를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거대한 변화 앞에 추구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말해야 한다”며 “다시 집권을 한다면 집권해서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명료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4번째 민주정부를 창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재인 정부가 반드시 성공하는 정부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끝까지 지켜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원은 앞으로 코로나19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민주주의·거버넌스 문제, 한반도 신(新)평화체제, 경제 및 노동, 부동산 문제 등을 연구하고 정책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싱크탱크 참여 인사들은 정치적 확대 해석에 선을 긋고 있지만 친문 진영이 내년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세력화에 나섰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친문 진영이 싱크탱크를 구심점 삼아 당내 유력 대선주자인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이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친문 진영이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지사 외에 제3의 인물을 내세울 수도 있다. 무엇보다 아직 대권 경쟁이 본격화하지 않은 데다 ‘친문 적자’로 꼽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생환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다는 점에서 일단은 양강 구도를 관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창립총회에서는 정재승 KAIST 교수가 ‘2025년,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4차 산업혁명 기술 및 혁신 ▲장기적인 경기침체 ▲양극화와 불평등 ▲기후 변화 등에 대해 제언했다. 또 정재관 고려대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민주주의’를, 이원재 LAB2050 대표는 ‘새로운 경제패러다임: 휴머노믹스와 프로토콜 경제’를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송우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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