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대모산성 내 집수지에서 낙죽기법으로 글자가 새겨진 목부재를 비롯해 여러 형태 목기유물들이 발견됐다. 집수지는 성내의 용수 확보나 식수 보관 등을 위해 축조한 시설물이다.
26일 양주시에 따르면 시는 대모산성 종합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제10차 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대모산 정상부 대모산성 집수지와 성벽 축조기법, 구조 등을 파악 중이다.
이번 조사에선 집수지와 성벽 등을 비롯해 집수지 하단부에서 출토된 유물 가운데 목부재 1점에서 낙죽(烙竹)기법으로 새겨진 글자가 확인됐다. 낙죽은 대나무 혹은 나무에 인두로 지져 무늬나 그림, 글씨 등을 새기는 기법이다.
집수지에선 목부재 이외에도 나무숟가락, 목제 그릇, 도구형 목기 등도 출토됐다. 목부재 표면에 새겨진 글자는 세로 방향으로 2열이 남아있으나 훼손이 심해 글자의 내용은 판독하기 어려웠다.
현재까지 고대 유적에서 출토되는 목제유물 중 글자가 확인되는 경우는 목간(木簡)이 가장 많았고 기록방식은 묵서(墨書)가 대부분으로 목간이 아닌 목제품에서 글자가 확인되거나 묵서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글자가 기록된 경우는 드물다.
한편 집수지 최하단부는 기와, 점토, 석재, 목기 등이 채워져 있었으며 수습된 유물의 복원과정에서 온전한 형태의 기와가 확인되는 특징을 보였다.
자연적인 폐기과정에서 완형을 이루는 유물 개체가 확인되기 어려운 만큼 집수지 최하단부에서 출토된 목기와 기와는 석재와 점토 등과 함께 특정한 목적으로 특정한 유물을 의도적으로 묻는 매납(埋納)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산성 내 물을 확보하기 위해 공물을 바치는 공헌(貢獻) 행위로 추정된다.
특히 낙죽기법으로 글자를 새기는 방식은 경주 안압지 출토 목간 외에 사례가 매우 드물어 고대문자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 관계자는 “대모산성의 성벽 축조방식과 집수지 발견으로 역사적 가치를 한층 높인데 이어 이번 목부재를 비롯한 목기류 유물 출토로 삼국시대 위상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 체계적인 종합정비를 통해 양주시의 정체성을 밝힐 수 있도록 연차별 발굴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양주=이종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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