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파주 ‘팔세부시 ’진위 논란… “율곡 이이가 직접 지었다”

파주시 파평면 화석정(경기도 유형문화재 제61호)에 있는 율곡 이이 선생의 ‘팔세부시’가 새겨진 비석. 파주시 제공

율곡 이이 선생의 ‘팔세부시’가 진위논쟁(본보 2018년 2월19일자 12면)을 빚는 가운데 율곡 이이 선생이 직접 지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차문성 파주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장은 최근 파주시 주관으로 열린 화석정 원형고증 및 복원방향모색 학술대회에서 ‘화석정 복원의 의의와 현판의 문화적고찰’ 주제발표를 통해 이 처럼 주장했다.

차 소장은 “노산 이은상의 시화류 문적에 ‘팔세부시’가 율곡 이이 선생의 작품이라고 적혀 있으나 화석정에 걸린 현판에는 ‘창녕후인 매련거사(昌寧後人 梅蓮居士)의 작품’이라고 기록된 점에 의문을 표하면서부터 ‘팔세부시’가 율곡 이이 선생의 글이 아니라는 진위논란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은상은 1934년 임진강 적벽을 유람한 뒤 쓴 ‘적벽유’에서 “‘팔세부시’는 율곡 이이 선생 작품이 아니라, 창녕지역이나 성씨와 관련된 문인으로 ‘창녕후인 매연거사’라는 익명의 시인이 지었다”고 기록했다.

차 소장은 “이는 사실이 아니다. ‘여지도서’ 상권에는 율곡 이이 선생이 지은 ‘팔세부시’를 우계 성혼 선생의 손자인 성직이 화석정이 복원된 후 벽에 게판한 과정이 잘 나타나 있다”면서 “특히 화석정 편액이 너무 오래 돼 성직의 호인 ‘매변(梅邊)’을 ‘매련(梅蓮)’으로 잘못 읽어 비롯된 게 아닌가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이은상도 1934년 적벽유 오류를 시인한 건 아니지만 30여년 뒤인 1966년 출간한 자신의 ‘사임당과 율곡’이란 책에서 ‘팔세부시’를 율곡 이이 선생의 작품이라고 단언했다”며 “따라서 ‘팔세부시’에 대한 진위논란은 종료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학계에서도 차 소장의 연구 발표에 동의했다.

최영성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무형유산학과 교수는 “그동안 ‘팔세부시’가 지은 사람과 쓴 사람을 두고 혼동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차 소장이 문헌을 통해 면밀하게 고증을 잘한 점을 계기로 진위논란을 끝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팔세부시’는 율곡 이이 선생이 자신의 학문연구소였던 파주 파평면 화석정(경기도 유형문화재 제61호)에서 쓴 시로, 8장 5구 40자 문장이다. 탁월한 사색으로 자연을 관조하며 나라를 걱정하는 작품이다. 제자인 김장생의 시문집인 ‘사계전서(沙溪全書)’ 제6권, ‘심전고(心田稿)’ 제1권, 율곡전서 제1권 등과 송시열의 시문집 ‘송자대전(宋子大全)’ 등에 등장하고 있다.

파주=김요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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