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음주단속 거의 안 하죠?” 본인이 교통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경찰이라는 것을 아는 지인, 친척들이 최근 나에게 자주 하는 질문이다. 또한, 술을 판매하고 있는 식당에 가면 종종 옆 테이블에서 들리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위기가 장기화하면서 우리 경찰들의 음주단속에 대한 고민도 더욱더 깊어지고 있다.
2년 전 윤창호법 시행으로 사회적으로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음주운전 사고 피의자에 대해 엄벌을 요구하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듯했으나 여전히 음주운전 사고는 줄어들지 않았다. 경찰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음주운전 사고 건수는 1만1천26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건수인 9천659건보다 16.6% 증가한 수치이다. 올해 9월 음식 배달 중이던 50대 가장을 숨지게 한 인천 음주운전 사망사고, 19개월의 아기 엄마로 육아휴직 중이던 경찰 동료를 숨지게 한 음주운전 사고 등이 언론에 비치면서 줄어들지 않는 음주운전 사고에 대해 국민적 공분도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경찰들이 음주운전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최우선으로는 음주운전 사고를 줄이는 것보다 앞서, 음주운전 자체를 하지 않도록 운전자 대상 인식개선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음주운전자들은 본인의 숙취 해결 능력, 음주 후 운전능력을 스스로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종종 있다. 음주운전자에 대한 제삼자의 신고방법을 대국민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이에 대한 인센티브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운전면허 취득 교육 시 보건복지부의 담배의 위험성을 홍보하는 광고처럼, 음주운전의 참담한 결과에 대해 여과 없이 알려줘 운전자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요즘 코로나19로 경찰의 음주단속도 예기치 못한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다. 단속이 멈추지 않도록 경찰의 지속적인 아이디어 개발과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코로나19 이전에 경찰들이 사용하던 음주감지기는 인간 체내의 알코올 성분을 감지하는 센서로 작동돼 비말 등에 의해서 감염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사용하기 부적합해 음주단속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지난 5월부터 경기남부청 광주경찰서에서 차량 내부의 알코올 성분을 감지해, 선별적으로 음주단속을 시행할 수 있도록 비접촉 음주감지기가 개발됐고, 대구청 동부경찰서 등에서는 도로 위 S 코스를 만들어 선별적으로 음주단속을 시행하는 아이디어들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음주운전 여부를 확인하려면 호흡을 통한 음주 측정을 해야 한다. 바이러스 전파 위험은 여전히 존재한다. 따라서 전파의 위험성이 없는 일회용 음주측정기 등의 개발이 시급하다.
이준영 부천오정경찰서 교통관리계 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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