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장김치는 사랑을 싣고

김장은 우리 민족의 역사 문화가 담긴 전통문화다. 우리나라의 기후가 언제나 따뜻하지 않은 탓에 한겨울에는 농사를 지을 수 없었을 뿐 아니라, 채소를 구하기도 쉽지 않아 영양소를 섭취하기가 어려웠다. 이렇듯 겨울철 결핍된 섬유질과 비타민을 먹기 위해 채소 보관 방법을 고민한 결과 염장으로 절임을 하는 토속적 저장기술을 접목한 최고의 발효 식품인 김치가 만들어졌다.

우리나라의 김치는 지역마다, 집집마다 모두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다. 고추의 매움 정도, 젓갈의 종류 등 김칫소와 보관방법, 소금, 절임 정도가 전부 다르기 때문이다. 초기의 김치는 지금의 모습과 많이 달랐다. 지금과 비슷한 김치가 나온 것은 대략 400여년 전쯤이라고 한다.

현재 김치의 다양성이나 맛의 발전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 낙지, 굴, 생태를 넣는다거나 하는 식으로 맛을 변주한다. 깻잎김치, 무청김치, 파김치, 부추김치 등 새로운 김치도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렇듯 김치와 그 김치를 담그는 행사인 김장은 우리 민족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대표 문화가 됐다.

입동, 소설, 대설의 겨울 초입에는 집집마다 김장 일년지대계(一年之大計)를 준비한다. 해마다 김장철이 되면 가족이 모두 모여 김장을 하며 이야기로 관심사를 꽃피운다. 어떤 집은 무, 양파, 배, 사과, 새우, 고추 등 속 재료를 모두 갈아 버무렸는데 속을 넣기도 편하고, 맛도 상큼하니 더 괜찮았다는 이야기, 누구 집 가정사, 사회적 이슈 등 이런저런 말들이 오가는 모습은 김장하는 날의 익숙한 풍경이다.

‘2020년 경기도의회 사랑의 김장 나눔’ 행사를 가졌다. 코로나19로 예년과 다르게 필자와 도의원들이 함께 김치를 손수 담그는 부분은 생략했고, 전달행사 규모도 축소했다. 도내 지역아동센터, 장애인복지관, 노인복지관 등에 전달한 김장은 1천200포기다. 김장으로 사회적 약자를 보듬고 이웃을 배려하는 우리 민족의 ‘정(情)’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사랑의 김장 나눔’은 어려운 이웃을 돕고 마음을 나누는 경기도의회의 대표적인 나눔 문화로 자리매김했다.

김장은 우리 민족 삶의 일부이며 과거와 현대를 아우르며 서로 돕고 사는 우리 민족의 전통문화를 잘 드러낸 값진 유산이다. 이런 이유로 2013년 유네스코는 우리의 김장 문화를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사랑과 나눔이 가득한 정(情)이 담긴 우리의 김장문화가 오래도록 민족의 삶 속에 잊히지 않고, 이어지기를 소망한다.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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